K-잠수함 수출 기대감 솔솔…폴란드서 '잭팟' 터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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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 수출 사례 인도네시아에 뒤통수 맞았지만…
기술력 알려지며 폴란드와 캐나다 등 제삼국 수출 기회 확대

한화오션이 건조 중인 장보고-III Batch-II 잠수함 모형. 한화오션 제공한화오션이 건조 중인 장보고-III Batch-II 잠수함 모형. 한화오션 제공
2011년 12월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인도네시아에서 총사업비 1조 3천억 원 규모의 1400톤급 디젤 잠수함 3척 건조 사업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992년 10월 독일에서 건조된 1200톤급 '장보고함'을 들여오면서 잠수함 독자 개발을 꿈꾸기 시작했던 우리나라가 그로부터 약 20년 만에 잠수함 수출국 대열로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수주한 3척 중 1번 함이 2017년 8월 인도네시아에 인도되면서 우리나라는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잠수함을 외국에 수출한 나라가 됐다.

이듬해 4월 2번 함이 인도됐고, 2019년 3월에는 잠수함 3척을 추가 건조하는 '2차 사업' 계약이 체결되면서 잠수함 수출국으로서 우리나라 입지 확대 기대감을 부풀렸다.

2021년 3월 마지막 3번 함 인도를 끝으로 1차 사업이 종료됐지만, 인도네시아는 2차 사업 계약 이행을 위한 신용장 개설을 계속 미루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한화오션 측의 계약 이행 재촉에도 인도네시아 측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최근까지 5년여간 2차 사업 계약이 파기되지도, 이행되지도 않는 기형적 상황이 지속됐다.

그런데 올해 3월 인도네시아는 프랑스 국영 조선업체인 '나발그룹'과 '스코르펜'급 잠수함 2척을 건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인도네시아가 한화오션과 맺었던 2차 사업 계약은 사실상 파기됐다.

HD현대중공업, 페루와 '잠수함 공동 개발' MOU 체결


한화오션 관계자도 "프랑스와 신규 계약을 체결한 인도네시아가 우리나라와 맺은 2차 사업 계약을 함께 이행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뒤늦게라도 계약 이행을 기대했던 인도네시아에 뒤통수를 맞은 셈이지만, 최근 우리나라 잠수함 기술력에 국제적 관심이 쏠리면서 제삼국으로 수출 재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6일(현지 날짜) 'APEC 2024'가 진행 중이던 페루 리마에서 페루 국영 '시마조선소'와 '잠수함 공동 개발을 통한 페루 산업 발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페루 해군이 노후 함정 교체 사업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잠수함 건조와 관련해 양측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이다.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수출용 잠수함 HDS-2300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수출용 잠수함 HDS-2300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시마조선소와 중남미 방산 수출 역사상 최대인 총 6400억 원 규모 함정 4척 현지 공동 생산 계약을 체결했는데 협력 범위가 잠수함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지난 10일과 12일에는 앵거스 탑시 캐나다 해군사령관(중장)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방문해 잠수함 건조 및 정비 관련 현장을 살폈다.

캐나다는 지난 7월 3천 톤급 잠수함 최다 12척을 도입하기 위한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 개시를 선언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캐나다 정부 정보요청서에 대한 답변을 각각 제출하며 이르면 2026년 승자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CPSP 입찰 참여를 공식화했다.

한화 김승연 회장 "K잠수함 수출로 글로벌 No.1 도약"


또, 지난 14일에는 폴란드와 사우디아라비아, 칠레, 에콰도르 등 5개국 잠수함 전문가들이 대거 한화오션과 HD중공업을 찾았다.

당장 관심은 우리 업체의 폴란드 '오르카' 사업 수주 여부다.

3천 톤급 잠수함 3척을 도입하기 위한 오르카 사업은 총사업비 약 3조 4천억 원 규모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의 유수 업체 10여 곳이 경쟁 중이다.

폴란드 정부는 애초 올해 7월쯤 상위 3개 업체를 추린 뒤 내년 상반기에 우선협상 대상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쇼트리스트' 즉, 최종 후보 업체 명단도 나오지 않는 등 일정이 늦춰지고 있지만, 내년 중에는 우선협상 대상 업체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행보가 주목을 받았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오션이 독자 개발한 수출형 잠수함 모델 모형에 'K잠수함 수출로 글로벌 No.1 도약을 기원합니다'라고 적으며 강력한 외국 잠수함 사업 수주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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