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현행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불법성은 인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18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혐의가 인정되고, 관련 증거의 대부분이 수집됐고, 주거가 일정해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으로 안다"며 "당시 집회 불법성에 대해 다툼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9일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 대회'에서 공무집행방해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민주노총 조합원 등 11명을 체포했다. 이어 경찰은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중 4명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12일 "구속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모두 구속하지 않았다.

당시 집회에서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고, 구속영장마저 기각되며 경찰이 과잉 진압, 과잉 대응했다는 논란이 일었지만 이날 김 청장은 불법집회였다고 재차 강조하며 "준법집회는 철저히 보호하되 불법집회에 대해서는 엄정한 대응 기조를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9일 열렸던 1차 총궐기 대회에 대해 "당시 집회 장소인 서울 태평로와 숭례문 사이에는 적정한 수용 인원이 있는데 전국금속노동조합 등이 먼저 들어갔고 이후에 들어갈 인원에 대해선 순차적으로 협의해 안전하게 들어가도록 하려고 한 것이 경찰의 관리 방안이었다"며 "하지만 좁은 공간에 일시에 많은 인원이 들어가려고 해서 충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집회에 투입된 경찰의 90%가 헬맷과 방패 등 '완전 진압복'을 착용한 무장 상태였다는 논란에 대해서 김 청장은 "집회 성격과 예측되는 상황에 대해서 미리미리 판단하는데, 경찰이 판단한 상황에 따라서 집회에 임하는 복장도 달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단독]'尹퇴진 집회' 경찰 90%가 무장경찰이었다…올해 최대 규모)

한편 경찰은 현재 민주노총 집행부가 불법 집회를 사전에 기획했다고 보고 총 7명에 대해서 내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서 민주노총 집행부 7명의 집시법 위반 등에 대해 입건 전 조사 중(내사)"이라며 "여러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