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이산가족 상봉 北다짐 받았다…성사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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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선순환땐 5.24 해제, 남북정상회담도 가능

 


- 약속번복 위협, 상당히 잘못된 행동
- 통일대박론, 발전기회로 삼자는 의미
- 남북관계, 북 책임있는 조치 중요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통일부 류길재 장관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집니다. 그런데 어제 북한 측이 미국의 B-52폭격기가 서해에서 훈련한 데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급제동이 걸렸습니다. 혹시 이번에도 상봉직전에 무산되는 것은 아닐까 이산가족들 조마조마 기다리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통일부가 대통령에게 올해 업무보고 마쳤습니다. ‘신뢰와 협력을 통한 평화통일의 기틀을 마련하겠다’, 이게 주요골자입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오늘 직접 만나보죠. 류 장관님 안녕하세요?

◆ 류길재>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이산가족 상봉 하기로 했었었는데, 어제 또 북한이 제동을 걸고 나왔습니다. (이산가족상봉) 정말 할 수 있는 건가요?

◆ 류길재> 지금 저희들로써는 북한이 무슨 생각을 갖고서 저렇게 하루 만에 마치 또 위협을 하듯이 얘기한 것을 보면 정확한 속내를 알 수 없지만 그저께 실무접촉에서는 북도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겠다는 그런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좀더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의지는 일단 분명히 있다 라는 것은 확인하신 거군요?

◆ 류길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날짜를 합의할 때도 이미 키 리졸브 군사훈련이 그때 있다는 걸 알고 있었을 텐데 왜 뒤늦게 문제를 삼는 걸까요?

◆ 류길재> 제가 어제도 언론에 밝혔습니다만, 저희가 실무접촉에서 지금 말씀하신 날짜가 훈련하고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혹시라도 그런 우려가 사전에 있었기 때문에 북에다가도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 상봉행사는 꼭 이루어져야 된다 라는 것을 다시 한번 다짐을 받았기 때문에..

이산가족상봉 준비로 분주한 대한적십자사

 

◇ 김현정> 이미 그때 이 부분에 대해서 다 얘기한 거군요? 훈련인데 다 알고 있지 않느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는 것이다 라는 도장을 받으셨다는 말씀이죠?

◆ 류길재> 네, 제가 어제도 이야기한 것처럼 북도 다 알고 있는 내용이고 그래서 저는 어제 북이 그런 식의 또 한 번의 위협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굉장히 온당치가 못하고, 이미 전날 다 이야기가 됐기 때문에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얘기할 필요가 없는 것인데 저렇게 하는 것이 무슨 이유가 있는지 그것까지 저희들이 다 헤아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무슨 이유일까요, 혹시 이산가족상봉 전후에서 쌀이나 비료지원같은 것이 과거에 있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그런 것과 관련된 걸까요?

◆ 류길재> 그런 것인지 뭔지는 저희들이 뭐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고요. 결국은 다 추측일 수밖에 없으니까. 그렇지만 지금 말씀하신 대로 다른 어떤 대가를 바라고서 했다라고 한다면 그건 저쪽에서 이미 얘기가 나왔을 테니까 그런 것은 분명히 아니라고 제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의지는 분명하고 이번에 상봉은 된다는 쪽에 더 무게를 두고 계시는 거죠?

◆ 류길재> 북이 무슨 속내를 갖고 있는지 제가 속까지 알 수는 없지만, 그렇지만 북도 이번 성봉행사 재개에 대해서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을 확인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저희들은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 또 어떤 합의가 이뤄지면 남북 간의 반드시 이행을 한다 라고 하는 그런 관행들을 이번에 좀 잘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이산가족상봉, 지금 방식은 한계가 있다’ 라고 말씀하셨던데, 다른 방식에 대해서 구상하시는 게 있습니까?

◆ 류길재>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구체적인 다른 방식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은 아니고, 지금까지는 주로 남과 북만 남북적십자 통로를 통해서만 주로 해왔던 것인데, 그것을 국제적십자 단체들하고 협력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는지 그런 것을 한번 찾아보라는 말씀이셨고요. 사실 이산가족 문제라고 하는 것이 새로운 그런 방식이 있기가 어려운 것이죠.

◇ 김현정> 어쨌든 북한의 협조가 있어야 하는 거니까요.

◆ 류길재> 그렇죠. 서로 협력할 의사가 분명히 있어야 되고.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 남측에 이산가족분들이 한 3만여 분 계시지 않습니까? 이분들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서로 생사를 확인하고 그리고 만나고 하는 것들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매일 만난다고 해도 다 만날 수 있을지 하는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다각도로 찾아보라는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씀이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의 방식 외에 제일 유력한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 류길재> 유력한 방법은 다른 것이 없고, 예를 들어 상봉을 정례화 한다든가, 상봉의 규모를 대규모하는 것인데, 그런 것들도 아무리 노력을 해도 특히 북한의 협력이 제일 중요한데 아시다시피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이 자기들에게 크게 유리한 것이 아니다, 특히 정치적인 이유로 (그런 것이 북측 입장으로 알고 있다)

◇ 김현정> 통일부의 올해 업무 목표가 ‘신뢰와 협력을 통한 평화통일의 기틀마련’, 이렇게 잡으셨어요?

◆ 류길재> 그렇습니다.

◇ 김현정> 통일부니까 통일이라는 목표가 당연하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이 말이 올해는 좀 달라 보입니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부터 줄곧 ‘통일은 대박’, 이렇게 외치고 계시거든요. 장관님 보시기에 정말 통일이 가까이 온 건가요?

◆ 류길재> 이것이 사실 대통령님께서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화두를 던지신 것에서 통일에 대한 관심이 우리사회에서 활발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통일이라고 하는 것이 쉽기 때문에, 왔기 때문에 ‘통일 대박’이라는 말씀을 하신 거라고 저는 보지 않습니다. 우리사회가 그 동안 주로 남북관계 개선이라고 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왔는데, 사실 최근의 상황을 보면 그것도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느끼지 않았습니까? 그 결과 우리사회에서 통일에 대한 관심과 의식이 아주 현저히 감소를 했습니다. 이것은 굉장히 바람직하지 못하죠. 지구 유일의 분단국인데, 또 이것이 민족문제인데 그리고 우리국가의 발전을 옥죄고 있는 하나의 구속을 하고 있는 그런 것인데,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사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할 생각을 해야 되는데, 그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에게도 희망과 기회가 될 수 있다 라는 것을 대통령께서 이번 화두를 통해서 한번 일깨우시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통일에 관심을 갖자, 이런 의미?

◆ 류길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일각에서는 정부가 어떤 급변사태, 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붕괴가능성이라든지 이런 것도 염두에 둔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내놓기도 하는데요?

◆ 류길재> 저는 뭐 그런 얘기들은 이미 한국사에서 오래 전부터 나왔던 얘기 아닙니까? 통일 얘기만 나오면 그런 식의 지금 하신 말씀, 그런 내용들을 자꾸 연결해서 말씀들을 하시는데 어떤 가능성이 열릴지는 사실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닙니까? 그것을 정부가 어떤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서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 그런 차원이 아니고, 만약에 방식을 놓고 얘기하자면 우리 헌법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 정부가 추구하는 통일은 평화통일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것이 구현되는 그러한 통일 한반도를 염두에 두면서 그러한 방식을 평화롭게 진행하자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 정부의 일관된 방향이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의심하실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 김현정> 대통령이 어제도 그러셨던데, 통일을 계속 강조하시는 것은 그래도 뭔가가 지금 분위기가 좋다든지 통일이 전보다 확실히 더 가까이 왔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은 떨칠 수가 없는데요?

◆ 류길재> 지금 그 말씀에 대해서 제가 드릴 말씀이 많지만, 제가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것이 우리 국민들이 그동안 통일에 대해서 무관심했기 때문에 이것을 되살리기 위해서, 관심을 증폭시키기 위해서 하는 주위환기차원이 아니라 우리가 사실은 굉장히 치열하게 이 문제를 매달리고 해결하기 위해서 나서는 그런 노력이 필요한 데, 우리 사회가 그런 걸 지금 안 하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던 것이고, 또 무엇보다 통일을 이루기 위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가 일종의 섬과 같은 나라처럼 돼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을 특히 우리 정부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같이 대륙과 연결을 시킴으로 해서 경제뿐만이 아니라 나라의 발전의 계기를 삼을 수도 있는 그런 측면들을 한번 국민들이 좀 진지하게 나서달라는 차원에서 하는 얘기이기 때문에, 통일을 계기로 해서 통일에 대한 담론이나 또는 통일에 대한 어떤 의식을 가지고서 우리사회를 한번 발전시킬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삼아볼 수 있는 중요한 여건이 조성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통일부가 업무보고 하면서, 통일부가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것들을 말씀을 하셨어요. 보니까 DMZ 평화공원사업을 올해 착수하겠다, 그리고 부산, 나진, 러시아로 이어지는 남북러 물류활성화방안도 강구하겠다, 이런 방침들 눈에 띄더군요?

◆ 류길재> 그렇습니다. DMZ세계평화공원은 당연히 우리 한반도 평화를 가져오는 상징적인 사업으로서, 작년부터 이미 얘기가 되어왔던 거고요. 물론, 그 사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북간의 협의가 필요합니다. 남북이 합의를 해야만 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북한이 따라줄까요? 우리야 DMZ평화공원사업을 올해 착수하겠다고 목표 세웠지만, 북한이 안 따라주면 어려운 거 아닌가요?

◆ 류길재> 제가 어제 업무보고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여러 가지 여건이 마련되어야 되겠죠. 여건도 마련되지 않았는데 저희가 제안을 한다고 해서 북이 받겠습니까? 그러한 여건들을 만들어지면 본격적으로 저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구요.

◇ 김현정> 그런 여건들을 만들기 위해서 사실 풀어야 될 선결조건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5.24조치 같은 것, 천안함 사건 이후에 내려진 조치인데 북한에서 이런 거 풀어달라 이렇게 요구하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되나요?

◆ 류길재> 그런 것들이 여러 가지 순서가 있겠죠. 이번에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예정대로 잘 진행이 되면, 그것도 다음단계로 저희가 넘어갈 수 있거든요. 첫 단추라고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셨고 앞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돼서, 신뢰를 쌓아서 그것이 좀 더 지속력을 갖는 남북관계 개선의 트랙으로 가야 되겠다고 저는 그것이 남북관계 발전이라고 봅니다. 남북관계가 단순히 좋아지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런 좋아지는 관계가 계속해서 선순환 될 수 있는 그런 구조가 정착되는 것이 발전인데 그런 과정에 올라가게 되면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장 지금 5. 24를 풀어라, 이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남북관계의 틀을 좀 더 구조적으로, 당장 튼튼한 토대 위에 올라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씩이라도 발동이 좀 걸려서 신뢰가 스스로 선순환을 일으키는 남북관계가 되면 그 속에서는 저희가 굉장히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이산가족상봉 이뤄지고 나서 계속 분위기 좋아지면, 그때는 DMZ평화공원, 나진-하산 프로젝트, 더 나아가서는 남북 정상회담도 못할 것 없다고 보시는 거군요?

◆ 류길재> 그럼요.

그건 남북관계에서 과거에서부터 늘 해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보통 많은 분들은 남북 간에 무엇을 하느냐에만 주로 관심을 기울이셨는데, 우리정부는 남북 간의 무엇을 할 것이냐 보다는 그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 어떻게 라는 것, 다시 말해서 신뢰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남북관계에 접어들게 되면 그것이 아무리 작은 사업들이라고 하더라도 점점 그 사업들의 규모나, 질적으로 확대되고 심화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합의부터, 약속부터 먼저 같이 지키는 이런 노력들이 저는 필요하다고 보고요. 그것이 이행에 옮겨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 첫 번째 이제 시험대가 이산가족상봉이 될 수 있겠네요?

◆ 류길재>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제 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된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북한이 이렇게 약속을 해 놓고 하루 만에 마치 약속을 번복할 것처럼 한다는 것은, 남북관계에서 늘상 보아오던 일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여러 가지 상황을 봤을 때 좀 상당히 잘못된 행동이다, 잘못된 언행이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것들을 북한이 고치지 않으면 남북관계가 과연 선순환의 트랙으로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죠. 하지만 어제 북한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인내심을 갖고 지켜볼 생각입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들 질문도 들어오는데 DMZ평화공원이라든지, 나진-하산 프로젝트들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잘 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아까 말했던 5.24 조치가 큰 걸림돌이 될 것 같다 라는 말씀 많이 하세요. 필요하다면 이런 것들도 점진적으로 완화가 될 수 있는 건가요? 신뢰구축이 어느 정도 된다면?

◆ 류길재> 5. 24조치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는데, 5. 24가 왜 부과가 됐는지 다 잘 아실 겁니다. 북한의 도발 때문에 그렇게 된 거거든요. 그런 것들에 대해서 남북이 서로 정치 군사적으로 신뢰를 쌓아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남북이 서로 협력을 할 수 있다면, 그런 것들은 자동적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들이죠.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러한 5. 24라고 하는 제재 조치가 나오게 된 여러 가지 배경적인 것들이 사라지게 되면, 원인들이 사라지게 되면 그런 것들은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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