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자료사진)
최근 계절(H1N1형)인플루엔자 환자가 급증하면서 시중에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 공급이 부족해짐에 따라 정부가 비축분의 일부를 풀기로 결정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식약처는 5일 긴급회의를 열어 타미플루 비축분을 시중에 풀어달라는 제약사 로슈측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타미플루의 유일한 공급처인 로슈는 시중에 공급량이 부족해지자 정부측에 비축분의 일부를 유통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질병관리본부가 비축하고 있는 양은 약 1300만명분으로 전체 인구 대비 약 25%에 달한다.
질병관리본부 김영택 감염병관리과장은 "비축분의 1% 안팎을 시중에 제공하게 될 것이다"며 "당장 오늘이라도 상황에 따라 물량이 풀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축분에서 부족해진 물량은 추후 로슈에서 재공급해 줄 예정이다.
정부가 비축분을 풀 정도로 계절 인플루엔자는 빠르게 번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계절 인플루엔자 환자는 2013년 12월 마지막 주에 15.3명(외래환자 1000명당)으로 유행주의보 기준인 12명을 넘어선 이후, 2014년 1월26일~2월1일 사이에 48명수준으로 급증했다.
본부는 앞으로 4주 동안 유행이 지속돼 60~70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유행하는 계절 인플루엔자는 B형 독감과 A형의 한 종류인 H1N1형 인플루엔자 등으로 나뉜다.
특히, H1N1형 인풀루엔자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로 불리며 전 국민을 긴장시켰던 장본인이지만 현재는 관련 백신이 보완되면서 '계절 인플루엔자'의 하나로 분류,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신종플루 파동의 기억탓에 환자들의 불안감은 크다. 게다가 시중에 독감백신이나 타미플루 물량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이를 처방받기 쉽지 않아 환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독감백신은 보건소 등에서 물량이 바닥난 상태이고,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도 정부 비축분을 풀어야 할 만큼 유통이 원활하지 않다.
최근 H1N1형 인풀루엔자 확진을 받은 환자 A(41)씨는 "타미플루를 이틀치밖에 처방받지 못했다. 약국에서도 없는 곳이 많아 몇 군데를 돌아다녀야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백신 수급을 민간에만 의존하면서 매번 수요, 공급 예측에 실패해 국가 차원의 백신 수급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CBS노컷뉴스 조은정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