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1위' 레노버, 모토로라 인수로 스마트폰도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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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특허권 실리 챙기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매각

 

지난해 세계 PC시장 1위로 부상한 레노버가 29일(현지시간) 구글에게서 스마트폰 제조사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PC에 이어 스마트폰도 접수하게 됐다.

◇ 무서운 중국 레노버 성장세…PC+ 전략 본격 시동

모토로라 인수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도 레노버는 화웨이·ZTE 등과 함께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발 돌풍의 핵이었다.

레노버는 2012년만 해도 세계 시장 스마트폰 판매량이 2천350만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4천550만대로 끌어올리는 등 1년 만에 거의 배에 가까운 실적을 냈다.

성장률이 아닌 판매량으로 봐도 레노버는 삼성전자[005930], 애플, 화웨이, LG전자[066570]에 이어 세계 스마트폰 시장 5위 업체다.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중국에서는 삼성전자의 '판매량 1위' 자리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이번에 인수한 모토로라의 생산역량과 특허 등을 결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레노버는 IBM의 PC 사업부문을 인수, 세계 PC시장 1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인수 사업을 성장시키는 경험과 노하우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레노버는 지난 2009년부터 PC 이후의 시장을 생각하면서 'PC플러스(+)' 전략을 세워두고 있었다. PC 시장을 바탕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스마트TV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모토로라의 특허와 연구개발(R&D) 능력이 레노버의 마케팅 역량과 판매망을 만나 높은 시너지 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인수 건을 발표하면서 "레노버는 모토로라를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주요 생산자로 성장시킬 수 있는 역량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 특허권 실리 챙기고 골치 아픈 하드웨어는 정리한 구글

구글은 2년 전 모토로라를 124억 달러(약 13조3천억원)에 사들였다가 이번에 29억1천만 달러(약 3조1천억원)에 매각하게 됐다.

표면상으로는 100억 달러 가까운 손실을 본 셈이지만 구글로서도 아주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구글은 처음 모토로라 인수를 발표할 당시부터 "모토로라가 별개의 사업부로 운영될 것"이라며 제조보다 특허에 초점이 맞춰진 것을 강조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구글은 이번에 모토로라를 레노버에 매각하면서도 1만7천건으로 알려진 모토로라의 특허권 대부분을 그대로 보유하게 됐다. 레노버는 모토로라의 특허 2천건에 대한 권리를 새롭게 얻었다.

이를 통해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맹주 역할을 유지하면서 제조사들을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애플의 자회사격인 록스타 컨소시엄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한 다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벌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구글은 모토로라를 통해 주문형 제작 시스템을 실험한 모토X 등을 내놓으면서 실제 스마트폰 하드웨어를 어떻게 제조하는지에 대한 노하우도 얻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모토로라의 판매실적은 좋지 않았다. 미국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애플·LG전자 등에 밀려 4위가 됐고, 한국 시장에서는 아예 철수를 발표하기도 했다.

결국 구글은 경험과 특허 등 얻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얻고 현재는 실적 때문에 골치가 아픈 모토로라를 레노버에 매각하는 모양새가 됐다.

◇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의 득과 실

이렇게 되면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는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레노버의 성장세가 무서운 데다 모토로라라는 '전통의 강호' 브랜드와 특허권 등까지 손에 넣은 셈이기 때문이다.

아직 미국과 서유럽 등에서 중국 브랜드에 대한 편견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레노버는 모토로라 브랜드를 이용해 선전할 가능성이 크고,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홈그라운드'로 충분히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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