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일본에 맹공…日 "美, 누가 친구인지 분명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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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과거사 도발에 대한 주변국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궁지에 몰린 일본 정부는 우방국인 미국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발끈했다.

우리 정부와 북한, 중국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유엔본부에서 1차 세계대전 발생 100주년을 맞아 열린 '전쟁의 교훈과 영구평화 모색'이라는 주제의 공개토의에서 한목소리로 일본 정부를 규탄했다.

오 준 주유엔 한국대표부 대사는 "불행하게도 오늘날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어느 때보다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제국주의 시대에 저지른 행동에 대한 잘못된 역사 인식을 가진 일본 지도층의 최근 언행이 문제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또 "최근 일본 지도자들은 지속적으로 과거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침략의 정의는 확립되지 않았다는 무책임한 발언, 개정 교과서 해설서를 통해 잘못된 역사를 가르치려는 움직임을 통해 역사 수정주의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규탄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은 아직도 정부 차원의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면서 "일본은 국제사회와 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요구를 조속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류제이(劉結一) 중국 유엔대사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엔헌장에 구현된 국제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북한 리동일 유엔 차석대사는 "일본은 2차 세계대전 때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야만적인 잔혹한 일을 저질렀다"면서 "이 가운데 가장 끔찍한 것은 '성노예' 범죄"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우메모토 가즈요시(梅本和義) 일본 유엔 차석대사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주최 토론에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미국 하원의원 3명은 이날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최근 의회를 통과한 '군 위안부법'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스콧 가렛(공화·뉴저지), 빌 패스코렐(민주·뉴저지), 애덤 쉬프(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이날 공동명의로 보낸 서한에서 "케리 장관은 일본 정부가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 운영에 대해 사죄할 것을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구 내에 위안부 기림비 시설을 설치한 이들 의원들은 "2차대전 당시 비양심적인 '성노예' 운영을 부정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행태는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백악관은 아베 일본 총리의 우경화 행보와 관련해 실망감을 재확인하면서 과거사에 대한 존중을 거듭 촉구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 외신기자클럽에서 가진 '2014년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 우선순위' 브리핑에서 "각자의 행동에서 과거사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고, 이게 우리의 접근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일 관계든 한·일 관계든 대화를 통해 건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과거사와 관련된 우려는 민감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동북아 지역의 과거사·영토 분쟁에 대해 "궁극적으로 이는 평화적 대화의 절차를 통해 풀어야 한다"면서 "평화적 대화는 지도자들이 긴장 완화를 위한 추가 노력을 했을 때 촉진된다"고 대화를 촉구했다.

과거사 논쟁과 관련한 한·중 양국의 공세에 이어 우방국인 미국까지 비우호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주미 일본 대사가 공개석상에서 발끈하고 나섰다.

사사에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열린 '2014년 아시아·태평양 전망' 세미나에서 미국을 겨냥해 '작심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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