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에게 명절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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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원회관 로비, 택배회사 물류센터로 착각할만큼 선물 상자 가득
- 부패방지법 만들고도 행동강령 제정하지 않아 선물 무제한 받을 수 있어
- 반대로 국회의원이 선물하면 처벌받게 되어 있어 주지 않고 늘 받기만 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월 28일 (화)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승훈 (오마이뉴스 기자)


국회 의원회관에 쌓인 선물 꾸러미들. (자료사진)

 

◇ 정관용> 화제의 뉴스를 살펴 보는 <뜬 뉴스="">, 오마이 뉴스 이승훈 기자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승훈>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명절을 앞두고 요즘 국회 의원회관이 택배 상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요?

◆ 이승훈> 네, 요즘 국회 의원회관 로비는 택배 회사의 물류센터로 착각할 만큼 선물 상자들이 가득 진열돼 있습니다. 택배 회사 직원들도 쉴새 없이 드나들며 선물을 배달하고 있는데요. 의원실 직원들은 손수레까지 동원해 배달돼 온 선물을 실어 나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선물 종류는 지역 특산품부터 술, 건강식품까지 다양한데요. 고가의 제품도 상당수입니다. 대부분 각종 이익단체와 지역구 관공서, 대기업, 국정감사를 받는 기관들이 보내온 것들입니다. 상임위원회에서 실세로 불리는 의원들이나 중진들에게는 더 많은 선물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한 의원실의 경우에는 명절을 앞두고 일주일 넘게 의원 집으로 선물을 옮겨야할 정도로 선물이 많이 들어온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 같은 모습은 매년 추석과 설 등 명절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괜찮은 거예요? 이거 위법 아니에요?

◆ 이승훈> 국회의 경우에는 아직 부패방지법에 따른 행동윤리강령이 제정되지 않아 처벌 기준이 없습니다. 현재 국민권익위원회의 공무원 행동강령에 3만원 이상의 선물을 못 받도록 규정돼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인데요. 공무원들의 경우 이 윤리강령에 따라 3만원 이상의 선물을 받으면 징계를 받습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경우 어떤 제재도 받지 않습니다. 국회는 이미 10년 전 부패방지법을 통과시켰는데요.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행동강령을 제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국회도 행동강령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국회는 꿈쩍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특권을 내려놓겠다던 의원들이 명절을 핑계로 사실상 대가성 선물을 받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내려놓긴 뭘 내려놓습니까? 대신에 유권자들이 정치인에게 선물이나 그런걸 받으면 강한 처벌을 받는 법은 다 만들어놨죠?

◆ 이승훈> 국회의원들은 아무런 제한 없이 선물을 받고 있지만 막상 자신들은 누구에게도 선물을 하지 않습니다.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가 금지돼 있기 때문인데요. 작은 선물세트라도 유권자에게 주면 기부행위에 해당해 처벌을 받게 됩니다. 또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에게 설 선물을 받으면 최대 50배의 과태료를 물게 되는데요. 1만원짜리 선물을 받았다 선관위에 적발되면 50만원의 과태료를 낼 수 있는 셈입니다. 공무원도 3만원 이상의 선물은 받을 수 없고 유권자들 또한 정치인으로부터 선물을 받을 경우 처벌을 받는데 막상 국회의원들만 아무런 제한 없이 선물을 받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법을 새로 만들 것도 없이 행동강령만 만들면 되는거죠?

◆ 이승훈> 네 그렇습니다. 구체적으로 상한선을 정하고 이런 식으로 정하면 됩니다.

◇ 정관용> 빨리 만들어야죠. 자, 설 연휴를 앞두고 여야가 본격적인 민심 잡기 경쟁에 돌입했는데 새누리당의 행보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이승훈> 이번 설 명절 여론전을 뜨겁게 달굴 이슈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과 조류인플루엔자 사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등 공약 파기 논란 등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야 모두 설 민심이 6월 지방선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이번 설 명절 민심 잡기에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인데요. 우선 새누리당은 개인정보 유출 후폭풍이 설 연휴까지 이어지고 있어 다소 부담스러운 모습입니다. 새누리당은 사태의 조기 수습에 힘쓰는 한편 지난 1년간 박 대통령의 공약 이행 등 정책 이슈 홍보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새누리당은 복주머니 형태의 홍보물 2만부를 만들어 전국 당원협의회에 배포하기로 했는데요. 주택 취득세 영구 인하, 양도세 중과 폐지 및 세율 인하 등을 집중 홍보할 계획입니다. 새누리당 홍보물의 경우 지난 추석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던 것과는 달리 정책을 강조한 게 눈에 띕니다.

◇ 정관용> 민주당의 전략도 분석해 주시고요.

◆ 이승훈> 민주당은 개인정보 유출과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이 정부와 여당의 잘못된 대응으로 사태가 커졌다는 점을 집중 부각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공약 파기도 집중 공격할 방침인데요. 민주당은 ‘불통의 겨울에도 봄은 옵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간 4쪽짜리 홍보물 30만부를 제작해 시도당 위원회는 물론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등에서 나눠주기로 했습니다. 홍보물에는 기초연금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공약 번복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이를 통해 민주당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공약파기를 적극 파고들 계획입니다. 또 민생 문제 해결과 제2창당 수준의 혁신을 강조, 제1야당의 존재감을 부각하겠다는 약속도 공개했습니다. 특히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연휴 기간 전국 민생 투어에 나서기로 했는데요. 5일 내내 전국을 돌며 당 혁신 등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당의 입장을 적극 알린다는 계획입니다.

◇ 정관용> 네, 그런데 민주당이 설 연휴 맞으면 기차역에 나가서 떠나는 분들에게 인사를 하잖아요. 보통 서울역에서 했는데 이번엔 용산역에서 한다고요?

◆ 이승훈> 민주당은 설 여론전에서 새누리당만 상대해야하는 게 아니라 안철수 의원 측의 새정치신당과도 민심 잡기 경쟁을 벌여야 합니다. 특히 텃밭인 호남의 흔들리는 민심을 붙들어야 하는데요. 민주당 지도부가 설을 맞아 과거처럼 서울역이 아니라 호남선 이용객들이 몰리는 용산역에서 귀성인사를 하기로 한 것은 새정치신당 창당을 앞두고 동요하는 호남 민심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김한길 대표는 호남선 귀성 인사를 마친 후 곧바로 전남과 광주를 방문해 민심 탐방에 나설 방침입니다. 이에 맞서 안철수 의원 측도 새정치 홍보를 강화하는 등 민심 잡기에 나설 계획입니다. 안 의원 측 광주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윤장현 새정치추진위 공동위원장은 이번 설 연휴 기간 대학가에서 취업준비생과 만나는 등 젊은층 공략에 나서는 한편, 새정치에 대한 시민 홍보를 펼쳐나갈 예정입니다.

◇ 정관용> 예, 다들 열심히들 하시고 민심 많이 얻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이승훈>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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