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비둘기 피격' 사건에 해석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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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2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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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사를 마치고 날려보낸 '평화의 비둘기'들이 갈매기와 까마귀에 공격당한 사건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의 외교 전문 블로거인 맥스 피셔는 27일(현지시간) 기사에서 "이번 사건은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후 지난 1년간의 모습을 정확히 보여주는 메타포(은유)"라고 평했다.

당시 교황은 바티칸 사도의 궁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집전하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을 향해 비둘기 두 마리를 날려보냈는데 난데없이 갈매기와 까마귀가 날아들어 비둘기들을 공격했다.

피셔는 "광장에 모인 군중은 교황이 전한 메시지에 감명을 받았다가 곧바로 비둘기들이 공격당하는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며 공포에 휩싸였다"면서 "교황의 지난 1년을 이처럼 잘 상징하는 것이 또 있을까"라고 물었다.

피셔는 지난해 3월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동안 시리아 내전, 동성애 문제,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 등 굵직한 국제 현안에 목소리를 내 왔지만 차가운 현실의 벽에 막혀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지난해 미국이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근거로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공격하려 했을 때 교황은 금식기도회까지 열며 반대했지만 엉뚱한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자신을 기독교인의 수호자로, 서방의 개입을 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묘사하는 데 교황의 이런 메시지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포클랜드를 둘러싼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영토 분쟁 역시 교황의 개입으로 긴장감이 높아졌고, 지난해 12월에는 교황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촉구했지만 역시 성공적이지 못했다.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의 금기를 깰 것처럼 보이는 발언들을 내뱉었으나 지금껏 그 발언 이상으로 진전된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고 피셔는 꼬집었다.

피셔는 "물론 아직 1년도 안됐고 교황의 발언이 세계를 바꿀 여지는 남아있지만 지금까지는 교황이 날려보낸 평화의 비둘기들이 모두 내쫓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WP는 '비둘기를 날려보내는 것은 식사종을 울리는 것과 같다'는 제목의 별도 기사에서 이번 사건은 일각에서 떠드는 것처럼 '사탄의 역사'가 아니라 단지 그 주변에 굶주린 포식자들이 모여 있어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DC 조류위원회의 엘런 폴은 WP에 "사자들이 사탄이라서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성 베드로 광장엔 비둘기들이 아주 많다. 야생 조류들이 먹이를 찾아 그곳에 모여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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