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버스 올라봐야 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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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만 10만명, 100명씩 만나는 상봉은 로또보다 더 해
- 2박3일 동안 스치듯 만나는 상봉, 사실상 면회 행사라고 봐야 해
- 이산가족들 돌아가시기 전에 천추의 한을 풀어줘야 하는데...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월 27일 (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동빈 (이산가족), 이상철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


◇ 정관용> 오늘 우리 정부가 다음달 17일부터 22일까지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자라고 북한에 제안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산가족 상봉 명단에 올라서 준비를 했던 분들 지금 또 가슴이 뛰실 텐데. 그 가운데 한 분 연결해서 소감 들어보고요. 이산가족 단체의 목소리도 들어보겠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이번에는 정말 이루어질까요? 지난해에 명단까지 다 확정했다가 전격 취소가 돼서 참 가슴을 치신 분들 많은데. 그 가운데 한 분 김동빈 선생님이십니다. 여보세요?

◆ 김동빈> 네.

◇ 정관용> 안녕하세요.

◆ 김동빈> 안녕하세요.

◇ 정관용> 고향이 어디세요?

◆ 김동빈> 평양이에요.

◇ 정관용> 평양?

◆ 김동빈> 평양이요.

◇ 정관용> 지난해에 이산상봉 대상자로 선정됐었는데 취소됐잖아요.

◆ 김동빈> 네.

◇ 정관용> 그때 누구를 만나기로 하셨었나요?

◆ 김동빈> 이북에 생존해 있는 제 위에 바로 누이가 하나 있습니다.

◇ 정관용> 누님?

◆ 김동빈> 네. 누님이 나온다 그래 가지고.

◇ 정관용> 그래, 작년에 그 누님을 만날 생각에 설레다가 갑자기 취소됐을 때 느낌이 어떠셨어요?

◆ 김동빈> 다른 사람은 충격이 좀 컸지만 저는 뭐 100% 믿지를 않았습니다.

◇ 정관용> 아...

◆ 김동빈> 하도 이북에서 딴소리하고 그러니까요.

◇ 정관용> 왔다 갔다 하니까?

◆ 김동빈> 네. 그래서 우선 확정이 돼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아닌 게 달라요? 다 연기시키잖아요.

◇ 정관용> 이번에는 될까요?

◆ 김동빈> 글쎄, 지금도 이번도 저는 완전히 결정이 돼 가지고 언제 출발이다하고 통지가 있을 때까지는 뭐 믿을 수가 없어요. 왜 그러냐하면 이북에 유엔대사로 있는 친구도 한마디 또 정부에서 말하자마자 또 한-미 합동훈련을 어쩌고저쩌고 얘기가 나오는 그 판이니까 뭐, 믿을 수가 있어요? 얘네들은 못 믿어요.

◇ 정관용> 아무튼 버스에 올라보셔야 알겠군요.

◆ 김동빈> 네. 그래야 믿죠. 올라봐야지 가는구나, 그러지.

◇ 정관용> 작년에 어쨌든 누님 만날 준비하시면서 선물 같은 것도 많이 사놓으셨어요?

◆ 김동빈> (웃음) 작년에 보따리를 큰 거를 두 개 사다놨는데 좀 모자라서 보충을 해서 특히나 여름 내의나 양말 같은 걸 많이 사서 좀 가지고 가려고요.

◇ 정관용> 이번에는 꼭 그 선물 좀 전달하실 수 있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 김동빈>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고맙습니다.

◆ 김동빈> 감사합니다.

◇ 정관용> 김동빈 선생님이셨고요. 실향민 분들이 모인 단체죠.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이상철 위원장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상철>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상철 위원장님도 실향민이세요?

◆ 이상철> 네. 저는 1세는 아니고 2세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부모님이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셨고?

◆ 이상철> 네. 부모님이 고향이 황해도고 6.25 때 저는 피란 와서 부산서 태어났죠.

◇ 정관용> 그러면 지금도 북에 부모님의 친척 분들이 계신가요?

◆ 이상철> 그렇죠. 아마... 지금 소식은 모르겠는데 부모님 두 분만 황해도에서 6.25 직전에 월남하셨기 때문에 아마 고모나 삼촌들이나 할아버지, 할머니는 돌아가셨겠죠. 그런 분들 또 기타 조카들이라든지 이런 분들이 살아계시겠죠.

◇ 정관용> 부모님은 그러면...

◆ 이상철> 부모님은 지금 살아계십니다. 올해 예순일곱, 예순여덟.

◇ 정관용> 혹시 부모님께서 이산상봉하고 싶다, 그렇게 신청 안 하셨어요?

◆ 이상철> 신청은 했는데 사실 그러니까 이북에서 월남하신 분들이 지금 생존해 계신 분들이 한 70만 명 정도 되는 걸로 추정하고 있어요.

◇ 정관용> 그렇죠.

◆ 이상철> 그중에서 이제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하라고 그래서 신청하신 분들이 12만 9000명이죠. 그래서 이제 지난 연말까지 보면 한 5만 8000명이 돌아가시고 10만 명이 지금 대기하고 있는 입장인데, 아시다시피 여태껏 열여덟 차례 해 오지 않았습니까? 이산가족 상봉이.

◇ 정관용> 그렇죠.

◆ 이상철> 거기에서 100명씩 뽑아서 했기 때문에 12만 8000명에서 100명 뽑힌다는 게 로또보다 더한 건데. 사실 지난번에 추석 때 상봉을 하기로 하고서 100명이 선발대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행사 나흘 전에 북에서 무산시키지 않았습니까? 이분들이 60년 동안 기다려왔는데 얼마나 애가 닳겠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말입니다. 참 부모님께서도 계속 그리워하시죠? 지금도?

◆ 이상철> 그럼요. 꿈에나 나타났으면 하고 생각하는데. 하도 오래 있었으니까 꿈에도 이제 안 나타난다고 그러고. 실상 이제는 만남보다는 좀 생사라도 알았으면 좋겠다. 언제 돌아가셨는지 기일이라도 알아서 설이나 추석 때 명절날 제사라도, 좀 차례라도 지낼 수 있는 이런 상황이 됐으면 좋겠다하는 게 아마 우리 아버지, 어머니도 그렇지만 이산가족 모든 분들의 소망이 아니겠나,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이렇게 어쩌다 한 번 100명씩, 이거보다 말씀하신 것처럼 생사 확인하고 뭐 서로 편지 주고받게 하고 말이죠.

◆ 이상철> 그거하고 그다음에 상호 지역을 방문한다든지. 이게 국제적십자위원회의 어떤 이산가족 상봉 절차가 있습니다. 그런 절차에 따라주면 이 부분이 지금 우리가 상봉행사 100명씩 하는 것 자체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말이죠.

◇ 정관용> 그렇죠.

◆ 이상철> 전체 대상으로 해서 생사 확인부터 해서 절차를 밟아 가면 좋겠다 이 얘기죠. 그런데 지금 같은 상봉행사 100명씩 해서 어느 세월에 그 많은 사람들이 상봉을 하며 또 여태껏 상봉행사를 해 온 그런 부분에 놓고 보면 실질적으로 상봉이 아니고 이건 면회입니다. 2박 3일간 잠시 면회하고서 다시 기약 없는 이별이 되는데. 이거 참, 상봉행사를 하고 나서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는 어르신들이 참으로 많고 여러 가지 통계를 보면 그분들이 일찍 돌아가셔요. 아주 걱정, 걱정하다가 말이죠.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저희들은 정말 인도주의적인 문제. 이게 이산가족 문제가 인권문제거든요. 어떻게 동물도 아닌데 60년 동안 지척에 고향을 두고도 가보지도 못하고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알지를 못하겠습니다. 이 부분은 우리 국민 모두가 정말 한 마음을 가지고 소망을 이루어서 이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몇 분 남지 않았지만 정말 천추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는 이런 사항이 되어야 한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거 100명씩 면회행사라고까지 말씀하셨는데, 그나마 그것도 어려우니까 이거라도 좀 바라는 건데요. 이번에는 어떻게, 될까요?

◆ 이상철> 글쎄요. 지금도 뭐... 지난 우리 추석 때도 상봉행사 나흘 앞두고서 걷어차지 않았습니까? 지금 금년 들어서 신년 기자회견으로 대통령께서 얘기하니까 그거에 대한, 처음에는 거부를 했죠. 거부했다가 이제 뭐라고 그럴까 자기들 여러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상봉 제의를, 상봉을 우리한테 일임한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실상 그 부분이 정확하게 지금 저희들이 생각하기에 꼭 이 상봉을 하겠다는 그런 의지가 있는 거냐하는 것은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가능하면 상봉이 됐으면 좋겠지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좀 걱정이 많다는 생각을 드립니다.

◇ 정관용> 이런 목소리들 북한 쪽이 좀 잘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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