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밀양 원전반대 하나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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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1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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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전 주민들, '송전탑 갈등' 밀양 방문해 연대 다짐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를 만들고자 국가를 넘어 일본 후쿠시마(福島)와 경남 밀양이 하나가 됩시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피해를 본 현지 주민이 11일 한국전력과 갈등을 빚는 경남 밀양을 찾아 송전탑 반대 주민들과 연대를 다짐하며 이같이 말했다.

군지 마유미(63·여) '후쿠시마 지원사람 문화 네트워크' 사무국장과 시마무라 모리히코(55) '이와키 노란담비와 SUN 기업조합' 사무국장은 이날 밀양시 삼문동 너른 마당 강당에서 열린 '후쿠시마와 밀양의 만남' 주민 간담회에 참석했다.

마유미씨는 "우리가 다음 세대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고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연대해 투쟁하자"고 강조했다.

모리히코씨는 "아이들의 미소와 미래를 생각할 때 어떤 것이 올바른 선택인가"라고 반문하면서 "후쿠시마와 밀양이 손을 잡고 원전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 나가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원전사고 당시 영상을 보여주며 참상을 설명했다.

마유미씨는 "후쿠시마 원전 주변은 사람이 전혀 살지 못하는 폐허로 변했으며 재난을 피해 다른 곳으로 이주한 주민이 15만여 명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지역으로 피신한 주민들은 보상금 문제로 민심이 흉흉한 가운데 우울증과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결혼을 아예 포기하는 등 심한 절망감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정부가 보증해도 팔리지 않고 있으며, 농사짓던 한 주민은 좌절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도 소개했다.

또 1986년 체르노빌 원전 대참사의 예를 들며 "참사 후유증으로 2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체르노빌에서 60㎞ 떨어진 보육원에 있는 아동들은 소화기, 호흡기 장애 등 각종 병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방사성 물질의 피해는 세대를 이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심각성에도 14기의 원전을 가진 우크라이나 정부는 유럽 다른 나라에 전기를 팔려고 15기를 더 짓겠다고 밝혔다고 비난했다.

그는 "일본은 현재 54기의 원전이 멈춘 상태지만 정부는 호시탐탐 원전을 재가동하려 한다"면서 "이러한 정부의 시도를 끝까지 막아 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모리히코씨는 "원전사고는 일자리 등을 비롯해 주민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며 "정부가 안전하다고 한 지역으로 피신한 주민들은 매일 매일 불안과 갈등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정부가 방사성 물질의 수치 등을 발표하며 안전하다고 하지만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정부의 불신감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기금을 모아 '방사능 시민 측정실'과 '원전 재해정보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 마유미씨는 우리나라 말로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일본 국민을 대신해 고개 숙여 사죄했다.

그는 "(저는) 한 번도 자민당을 찍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며 "이번 참배로 여당인 자민당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이 돌아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밀양 영남루 맞은 편에 있는 고 유한숙씨의 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나서 분향소 앞에서 농성하는 주민의 손을 잡고 위로하기도 했다.

송전탑이 지나는 상동면 마을 주민인 유씨는 지난해 12월 2일 자신의 집에서 음독해 나흘 만에 숨졌다.

이들은 행복중심생활연합회와 한살림연합 등의 공동 주최로 앞서 지난 9일과 10일 서울과 부산 등에서 '재난 이후의 세계, 후쿠시마 사람들 이야기'란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이날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가 주최한 간담회에는 주민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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