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탈락, 후배 여경은 승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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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여경 관리자 확대를 위해"

- 그동안 고시출신이 총경까지 승진못한 경우 단 한명
- 권은희 무난하게 승진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빗나가
- 권은희 후배 여경 3명은 승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월 10일 (금)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승훈(오마이뉴스 기자)

 

◇ 정관용> 화제의 뉴스를 살펴보는 뜬 뉴스, 오늘은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 과정에서 ‘경찰 윗선 외압’을 폭로한 서울 송파경찰서 권은희 수사과장이 총경 승진 인사에서 탈락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 오마이 뉴스 이승훈 기자와 살펴봅니다. 권 수사과장이 승진심사에서 탈락했다구요?

◆ 이승훈>네 경찰 수뇌부의 수사 축소, 은폐를 폭로한 권은희 과장이 총경 승진 여부가 이번 인사에서 최대 관심이었는데요. 총경 승진자 89명에 권 과장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경찰 조직 내에서도 요직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권 수사과장을 지냈고, 사법고시 출신이어서 무난히 승진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있었지만 빗나갔습니다. 반면 권 과장의 후배인 여 경정 3명은 총경으로 승진했습니다. 경찰청은 여경 관리자 확대를 위해 처음으로 여경 3명을 동시에 총경으로 승진시켰다고 밝혔는데요. 그 대상에서 권 과장은 제외된 것도 뒷말을 낳고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경찰 내부에서 고시 출신들이 총경까지는 무난하게 진급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그동안 경찰 인사에서 사법고시 출신이 총경 승진을 하지 못한 경우는 단 한 명뿐이었다고 합니다.

◇ 정관용> 이례적인 승진 탈락, 그 배경을 놓고 여러 논란이 일고 있죠?

◆ 이승훈>사법연수원 33기로 지난 2005년 특별채용을 통해 경정으로 경찰에 입문한 권 과장은 이번 승진에서 탈락하면서 계급정년을 맞게 됐습니다. 다음 승진에 성공하지 못하면 4년 뒤 퇴직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권 과장의 폭로가 경찰 조직에 부담을 줬다고 판단한 경찰 고위층이 보복성 인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 국회 청문회 등에서 보여준 권 과장의 소신 행보는 많은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여권과 경찰 내부의 시각은 곱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인사권자에게 미운털이 박힌 권 과장이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동안 경찰청과 송파경찰서 홈페이지에는 권 과장에게 불이익을 줘서는 안된다는 시민들의 청원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끝내 권 과장이 승진에서 탈락하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는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정권의 치졸한 보복과 탄압이라고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 정관용> 경찰은 어떤 해명을 내놨습니까?

◆ 이승훈>경찰청은 권 과장이 이번 총경 승진 인사에서 애초 유력 대상자가 아니었다는 입장입니다. 권 과장의 계급 정년은 2019년까지로 여유가 있는데다 일선 경찰서에서 형사과장이 아닌 수사과장을 하다가 총경으로 승진한 전례도 많지 않다는 겁니다. 또 권 과장이 송파, 서초 등 강남권 수사과장을 두루 거치긴 했지만 '강남권'이 승진여부에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총경인사는 2004~2007년에 경정이 된 이들을 대상으로 해 권 과장도 근무 연수나, 업무 능력 등을 보면 분명한 승진 대상자였다는 점, 또 권 과장의 여자 후배 3명이 승진 대상에 포함된 점 등을 고려해 보면 경찰의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 정관용> 당사자인 권 과장은 어떤 입장을 내놨나요?

◆ 이승훈>권 과장은 자신의 승진 탈락이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르자 다소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는데요.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느끼는 게 있긴 하지만 공직자로서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 정관용> 그런가 하면 이번 승진 인사에서 민주노총 강제 진입 작전의 책임자들이 또다시 무더기로 승진한 것도 논란인데?

◆ 이승훈>이번에 승진한 이들은 박건찬 경찰청 경비과장, 이용표 정보3과장, 송갑수 서울경찰청 경비1과장과 이철구 수사과장, 김양수 정보2과장입니다. 모두 지난 달 22일 민주노총 진입 및 철도노조 지도부 체포작전에서 정보·경비·수사 책임자들이었습니다. 권 과장은 승진에서 탈락한 반면, 검거 작전에 실패한 이들이 다수 승진해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경찰은 앞서 치안감 승진 인사에서도 당시 작전 책임자였던 이상식 경찰청 정보심의관과 김양제 서울청 기동단장, 정해룡 수사부장을 승진키켜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민주당은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정권의 지팡이 노릇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이냐”며 “정권에 순종하는 자는 승진시키고 그렇지 않은 자는 탈락시킨다면 공정한 인사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 정관용> 법원이 철도파업으로 구속된 노조원 2명을 모두 석방하면서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건 경찰의 과잉대응이라는 지적이 있죠?

◆ 이승훈>법원은 어제 구속된 철도노조 대전지방본부 조직국장 고모씨와 영주지역본부의 윤모씨의 구속적부심 신청을 받아들여 석방했습니다. 앞서 법원은 철도노조원 12명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도 2명을 제외하고 모두 기각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무더기 구석영장을 청구한 것은 무리수였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요. 특히 대법원이 지난 2011년 업무방해죄 성립 요건에 대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파업이 이뤄져 사업운영에 큰 혼란과 손해를 초래하는 경우에 비로소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이미 판례를 변경했는데도 경찰이 무리해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정권 눈치보기 때문이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어제 법원은 철도노조원들을 풀어주면서 “이번 파업이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지 여부는 이후 공판과정에서 엄격한 법적 평가를 통해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정관용> 법원은 파업의 업무방해죄 성립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코레일의 징계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이승훈>코레일은 어제 파업 참가자를 대상으로 첫 징계 위원회를 여는 등 징계절차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코레일은 오는 28일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징계위원회를 열고 모두 142명에 대해 징계 수위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어제 징계위 비공개 회의에서는 핵심 노조간부 14명에 대해 대부분 파면 또는 해임을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에 따라 노조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노조는 아직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불법파업이라고 징계를 진행하는 것은 노동탄압이라며 징계 자체가 무효라고 반발했습니다. 철도노조는 오는 18일까지 사측에서 전향적인 응답이 나오지 않으면 중대 결단을 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인데요. 철도 파업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 내에서 “철도노조 징계 완화를 권고 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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