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되고 있는 배너 광고. ('자유대학생연합' 홈페이지 캡처)
'자유대학생연합'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 치킨 배너광고가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10일 각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유대학생연합' 홈페이지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배너광고가 걸려 있다는 내용과 이에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게시됐다.
글과 함께 캡처된 사진 속에는 '마! 부산 강알리 치킨버거 무봤나?'라는 문구와 함께 거꾸로 돌려진 노 전 대통령의 웃는 얼굴이 등장한다.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은 "노 전 대통령의 위치와 얼굴방향이 '운지'를 연상시킨다"며 해당 광고를 비판했다.
'운지'는 주로 '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 '망했다', '죽었다' 등의 의미로 쓰이고 있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사인과 '운지천'이라는 드링크제 광고의 합성어다.
광고가 걸린 '자유대학생연합'은 보수 성향의 대학생 단체로 지난해 6월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의 국정원 댓글 관련 시국선언 사건에 대한 반발로 생겨났다.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여긴 왜 이리 활성화가 안되노(盧)?', '노무노무 할게 없는 고3입니다' 등의 게시글들이 있어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일베어'들이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자유대학생연합' 홈페이지에는 해당 광고가 사라졌고, 광고 게시자의 사과문이 올라온 상태다.
이 회원은 광고를 올리게 된 경위에 대해 "지난해 여름방학 때 부산 광안리로 친구들과 여행을 갔다가 맛집을 발견해 그곳을 알리기 위해서 였다"고 설명했다. 회원에 따르면 광고를 게시하는 데 드는 비용은 무료이다.
이어 "배경 이미지로 사용한 고 노무현 대통령 사진은 제가 고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하기 때문에 편집해 사용한 것"이라며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부산과 가까운 김해가 고향이기 때문에 순수한 의도로 광고로 사용하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배너광고에 실명이 언급된 A업체 측에 이해를 구하며 큰 법정문제까지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해당 논란이 '자유대학생연합'과 무관하다고 밝히며 "고 노무현 대통령과 부산 사투리에 대한 어떠한 악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A업체 이미지에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도 못했고, 죄송하다"고 글을 마무리 했다.
사과문을 접한 네티즌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자유대학생연합' 홈페이지에서 사과를 올린 아이디로 검색을 할 경우, "운지킹 게시판을 만들어 달라"는 노무현 대통령 비하글이 나오기 때문.
이들은 "본인이 쓴 비하 게시물이 있는데 존경해서 썼다는 게 말이 되냐", "끝까지 기만하는 사과문을 올렸네. 본사 측에 문의 넣어 놨으니 법적조치받길 바란다", "노무현 대통령도, 업체 측에도 폐가 되는 짓을 왜 저렇게 당당하게 하는 지 모르겠다" 등의 글을 남겨 광고 게시자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부산에 소재한 A업체 지점 측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A업체나, 저희 지점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며 "오늘 아침에 본사 쪽에서 전화가 와서 알게 됐고, 황당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점 측은 광고에 대해 "'자유대학생연합' 경남 지부 애들이 가게에서 모임을 가진 적이 있는 것 같다"면서 "자기들끼리 블로그에 '맛있다'고 올리는 것처럼 먹어보고 맛있으니까 그냥 올린 것 같다"고 자초지종을 전했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