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문家門은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통과 문화를 공유한다. 그 가문에 자손이 번성해 여러 집안으로 분화해도 전통과 문화는 남는다. 그러면서도 상호 독립적 성격을 갖고 있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도 마찬가지다. 한 가문으로 묶이는 모든 브랜드는 그 가문의 핵심 가치로 동질화해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을 주로 생산ㆍ판매하는 A기업이 '천연 알로에(Aloe)'가 핵심가치인 패밀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패밀리 브랜드의 하위에는 알로에 브랜드ㆍ홍삼 브랜드ㆍ오메가3 브랜드가 있다. 이를 두고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을 제대로 짰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수평적 구조로 보면 '알로에' '홍삼' '오메가3'라는 세개 브랜드가 상호 독립적 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직적 구조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상하 브랜드는 핵심가치 공유해야
패밀리 브랜드의 핵심가치인 '천연 알로에'와 연관성이 있는 하위 브랜드는 '알로에' 하나밖에 없다. 홍삼, 오메가3 브랜드는 핵심가치와 동질성ㆍ연관성이 없다. 이 때문에 효과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 핵심가치를 중심으로 동질성이 있는 하위 브랜드를 그룹으로 묶어야 진짜 효율적인 '브랜드'가 탄생한다. 그다음 하위 브랜드의 상호 독립적인 차별화를 꾀하는 게 순서다. A기업의 잘못된 브랜드 전략에서 배워야 할 점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브랜드가 충돌하지 않도록 효과적ㆍ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은 어떻게 수립해야 할까. 간단히 말하면 기업의 현재 브랜드와 각각의 시장을 포갠 다음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브랜드는 '유지ㆍ강화'하고, 그렇지 않다면 '보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다듬어야 한다. 이것이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의 과정이다.
단계별로 나눠서 살펴보자. 먼저 시장을 나눈다. 나눠진 시장들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살펴본다. 그렇게 쪼갠 시장에서 자사와 경쟁 브랜드의 경쟁관계를 검토해 경쟁력을 분석한다. 그 결과, 시장의 매력도와 자사 브랜드의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되면 적극적인 마케팅 투자를 통해 브랜드를 유지ㆍ강화한다. 반면 시장은 매력적이지만 브랜드 경쟁력이 낮다면 신규 브랜드를 내세우거나 전략적인 제휴, 공동 브랜딩을 통해 시장을 보완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
시장 매력도와 시장 매력도와 브랜드 경쟁력이 모두 낮다면 브랜드를 구조조정하거나 시장 활성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이처럼 시장 세분화(segmentation)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각 시장에서 전개할 브랜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런 각 브랜드 전략을 모두 수렴해 조정과정을 거치면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이 완성된다.
CBSi The Scoop 임왕섭 브랜드 컨설턴트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