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왜 파업 선택했나?…진퇴양난의 고육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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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되면 기존 코레일 인력 유출과 근무여건 변화 등 우려

철도노조가 코레일과의 교섭을 최종 결렬하고 9일 오전 9시부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한 가운데 8일 서울 청량리역에서 열린 '철도노조 총파업 승리를 위한 지구별 야간 비상총회'에서 수서발 KTX 법인 설립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윤성호 기자)

 

최대 강성노조라는 한국철도노동조합이 결국 파업을 선택했다.

철도노조는 9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이미 전국 지역본부 노조에 파업 명령을 시달했다.

겉으로 드러난 파업 이유는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이 민영화를 위한 사전 수순 밟기라며 철회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코레일은 노조가 주장하는 민영화는 절대 실현 불가능한 일로 억지라며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철도노조는 노조원 징계와 사법처리 등 파업 결과가 뻔히 눈에 보이는 험로를 왜 선택한 것일까?

◈ 수서발 KTX 자회사....철도노조원 이탈 우려

철도노조가 내심 걱정하는 사안이 있다. 수서발 KTX 자회사가 설립되면 코레일 소속 노동조합원이 최소 1,500명 정도 빠져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노조원 2만300명의 7%에 달하는 규모이다.

철도노조 내부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는 판단이다.

실제 철도노조는 이번 파업과 관련해 사측과의 교섭 과정에서, 수서발 KTX 자회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초기 자본금 4,000억 원과 최소 인력 1,700여 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굳이 자회사를 만들어 이처럼 막대한 자본금과 인력을 투입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수서발 KTX 자회사를 총 자본금 800억 원에 인력은 400명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이번 철도 노사 협상의 최대 쟁점이 인력 유출 문제임을 드러냈다.

철도노조 입장에서는 노조원이 빠져나가면 그만큼 남아 있는 노조원들의 근무 여건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과연 누가 자회사로 옮겨 갈 지도 골치아픈 숙제가 됐다.

◈ 자회사와 경쟁...임금인상 요구 쉽지 않다

철도노조가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에 극구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앞으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은 국내 철도 운영과 서비스를 사실상 독점해 왔다.

이렇다 보니, 철도공사는 부채 17조원에 부채비율 440%라는 형편없는 공기업이 되고 말았다. 여기에 철도노조는 해마다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2000년 이후 이번까지 5차례나 파업을 벌였다.

하지만 앞으로 수서발 KTX 자회사가 설립되면 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경영 흑자를 내고 살아남기 위해선 인력충원과 임금인상, 재정지출 등을 맘대로 할 수 없게 된다. 경쟁 상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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