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반정부시위 고조…경찰 최루탄·물대포 발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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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0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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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국민 쿠데타' 선언…국영 방송국 점거

 

태국에서 잉락 친나왓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反)정부 시위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일 경찰이 시위대에 처음으로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하고, 시위대가 자신들의 행동을 `국민(people)의 쿠데타'로 선언하며 국영 방송사를 강제 점거하는 등 정국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날 경찰청 마약단속국 사무실에서 로이터 등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할 예정이던 잉락 총리가 경찰청으로 시위대가 몰려오자 인터뷰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피신하기도 했다.

이번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가 주요 정부 청사를 점거하자고 촉구한데 따라 시위대는 이날 오전부터 총리 청사, 방콕 시경 주변에 모여들었다.

경찰은 약 3만 명의 시위대가 최소 8개 지역에 몰려들었다면서 이 가운데 3곳에서 시위대가 돌과 플라스틱 물병 등을 투척하자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경찰 대변인은 TV 인터뷰에서 "아직 경찰과 시위대가 정면으로 접촉하지는 않았다"면서 "최루탄 사용은 우리의 진압 절차의 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달 25일부터 재무부, 방콕 외곽 정부청사 단지 등 주요 정부 청사를 점거하거나 봉쇄하기 위한 시위를 벌여왔으며,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를 저지하기는 처음이다.

특히 이날 시위 도중 검은색 상의를 입은 시위대원 수백 명은 국영방송국인 PBS 안으로 몰려들어 방송국을 강제 점거했다.

방송국이 반정부 시위대에 점령됨에 따라 PBS는 제1야당인 민주당이 오후 가동하기 시작한 방송국 블루스카이와 전파를 공유한다고 PBS 제작국장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수텝 전 부총리는 공무원에 2일부터 '휴무'에 돌입하고 시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함에 따라 시위가 확산할 지 주목된다.

수텝 전 부총리는 TV 생방송 인터뷰를 통해 "모든 상황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때까지 전 공무원에게 내일부터 '국가 휴일'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시위를 이끌고자 최근 의원직을 사퇴한 수텝 전 부총리는 오는 5일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생일을 앞두고 총리 청사, 국립경찰본부, 방콕 시경, 교육부, 두씻 동물원, 내무부, 외무부 등을 점거하는 '최후의 돌격'을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태국에서는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푸미폰 국왕의 생일을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에서 축하하는 것이 관례다.

이에 앞서 30일 밤과 1일 새벽 반정부 시위대와 친(親)정부 시위대인 '레드셔츠'들이 방콕 외곽에서 시비를 벌이다 총격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30~40명이 다쳤다고 경찰이 밝혔다.

사망자는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람캄행 대학생 1명과 친정부 시위를 벌이던 20대 군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의미에서 시위 때 붉은 옷을 입는 레드셔츠들의 지도부는 이날 총격으로 인해 숨진 레드셔츠 운동가가 4명이라고 밝혔으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1일 시위에 대비해 주요 청사를 중심으로 경찰 2만여 명을 배치한 데 이어 군 병력 약 3천 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반정부 시위가 본격화된 지난달 초 이래 군 병력이 방콕 시내 치안 유지에 투입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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