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내란음모 사건의 제보자와 국정원 수사관이 USB 제출 시기에 대한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26일 수원지법12부(김정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제9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제보자 이모 씨는 "2010년 5월 국정원에 RO 조직을 처음 제보한 뒤 그 해 11월 사상학습 자료가 담긴 USB를 국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USB는 지난 2009년 이 씨가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에게 요청해 받은 자료로 특정 프로그램을 통해 암호화된 상태였다.

그러나 USB는 국정원 수사관 문모 씨에게 전달되기 석 달 전인 그 해 8월 암호화가 풀렸던 것으로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변호인단이 이 씨에게 이같은 사실을 추궁하자 이 씨는 "옷 주머니에 USB를 넣어놨다가 11월에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혼동한 것 같다"며 "8월에 암호가 풀렸다면 제가 열어본 것"이라고 진술했다.

변호인단이 "국정원이 USB를 확보해서 증인을 압박해 수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고 묻자 이 씨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 소설 쓰지 말아 달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 씨에 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국정원 수사관 문 씨도 법정에서 "이 씨로부터 10월 말 경 USB를 넘겨받았다"고 진술했다가 변호인이 암호화가 풀린 시점을 지적하자 "포렌식을 한 시점이 10월이고 USB는 그 전에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

"추후에 이 씨와 말을 맞춘 것 아니냐"는 변호인단의 질문에 문 씨는 "아니다"고 반박하며 "USB가 있다는 이야기를 정확히 언제 들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렸다.

이날 재판에서는 국정원이 제보자에게 제공한 수사 협조비에 대한 신문도 진행됐디.

문 씨는 "공개수사를 시작하기 전까지 이 씨에게 돈을 줬다"며 "녹음하거나 증언한 뒤 십만원에서 이십만원 정도를 봉투에 넣어서 전달했다"고 말했다.

지난 8차 공판때와 마찬가지로 이 씨는 검은 우산을 쓴 채 법정에 출석했으며 증인석과 피고인석 사이에 가림막이 설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