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멧돼지가 출현하는 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야생 멧돼지의 서식밀도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렇다면 왜 최근들어 멧돼지 출몰이 늘어나고 있는 걸까. 환경부는 주요 요인으로 '인간에 의한 서식지 교란'을 주원인으로 꼽았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야생 멧돼지의 적정 서식밀도는 3~5마리/㎢ 정도다. 그리고 최근 10년간 야생 멧돼지 서식밀도는 1㎢ 당 3.8마리 내외로 안정적인 개체군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멧돼지가 도심에 출현하는 횟수는 최근 3년동안 80배나 급증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0년에 79건에 불과했던 멧돼지 도심 출현 건수는 2012년에는 641건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8월까지 모두 243건의 멧돼지 도심 출몰이 보고됐다.
멧돼지 개체수가 급증하지 않았는데도, 도심 출몰이 빈번히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환경부는 여러 요인 중에서도 인간에 의한 서식지 교란이 발생하는 점을 꼽았다.
특히 서울의 경우 멧돼지들이 주간에 주로 출몰하는데, 등산인구 증가 등으로 산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멧돼지들의 서식지 교란이 발생하고, 이에따라 서식지에 가까운 도심에 멧돼지들이 나타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지속적인 개발로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서울 북한산이나 부산 금정산 등 도심 지역에 있는 산에서 멧돼지 개체수가 증가하는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멧돼지의 먹이와 신규 서식지가 부족해지고, 특히 먹이가 부족한 봄이나 겨울, 그리고 월동준비로 먹이활동이 활발해지는 가을에 도심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잦아진다.
◈ 멧돼지보면…바위나 나무 뒤에 숨는게 상책 정부에서는 2010년부터 도심출현 멧돼지 피해방지와 관리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또 2011년부터는 도심 멧돼지 기동포획단을 운영하고, 멧돼지 포획틀도 설치 운영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도심 출현을 막는데는 역부족이다.
때문에 환경부는 장기적으로 도심주변의 멧돼지 서식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도심과 산림 경계지역에는 멧돼지의 먹이가 될 만한 쓰레기를 신속히 처리하고, 이동통로를 설치하는 등 멧돼지 서식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환경부는 멧돼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멧돼지를 발견했을 때의 행동요령도 전파하고 있다.
CBS노컷뉴스 장규석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