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인신매매에 신음하는 외국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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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여성 피해 빈발…구직 미끼로 농촌에 팔아넘겨

 

중국에서 배우자를 찾지 못하는 농촌 남성 문제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외국 여성들을 인신매매해 강제로 결혼시키는 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 중국보다 경제 수준이 낮은 동남아 국가의 여성들이 '좋은 일자리를 구해주겠다'는 꼬임에 넘어가 취업 목적으로 중국을 찾았다가 인신매매단에 의해 농촌으로 팔려가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6일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철도공안당국은 지난 3일 낮 랴오닝성 단둥(丹東)역에서 중국인 남성 2명과 몸싸움을 벌이던 올해 23세의 캄보디아 여성을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여성은 지난 7월 캄보디아에서 인신매매범에게 속아 비행기를 타고 광저우(廣州)에 도착한 뒤 다시 단둥 콴뎬(寬甸)만족자치현의 촌민에게 신부로 팔려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여성을 신부로 맞은 콴뎬현의 촌민은 브로커에게 6만8천위안(약 1천200만원)을 지불했으며 정식 혼인신고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국땅에서 상상하지 못한 일을 당한 캄보디아 여성은 3개월여 만에 집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 탈출했지만 기차역까지 뒤쫓아온 남편 등에게 붙잡혔다가 간신히 경찰의 도움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캄보디아 여성 4명이 구직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했다가 안후이성 황산(黃山)시에서 인신매매단에 감금돼 농촌 신부로 팔려갈 위기에 처한 것을 현지 공안당국이 적발해 구조했다.

지난 8월에는 허베이성 우안(武安)시에서 베트남 여성 3명이 인신매매돼 강제로 결혼한 사실이 주민신고로 드러나 풀려났고, 산시(陝西)성 상뤄(商洛)시에서도 농촌 노총각에게 팔려간 베트남과 미얀마 여성이 각각 구출됐다.

올해 초에는 북한 여성들을 꾀어 탈북시킨 뒤 음란 화상채팅을 강요하고 농촌에 팔아넘겨 강제 결혼시킨 인신매매단 일당이 지린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공안당국에 검거되기도 했다.

푸젠성의 농촌에 신부로 팔려갔다가 구조된 올해 24세의 베트남 여성은 "중국에 좋은 일자리가 많다는 얘기를 믿고 왔지만 인신매매조직에 신분증을 모두 빼앗긴 뒤 팔려 다녔다"면서 "말이 통하지 않고 생활습관도 달라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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