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비자금 의혹의 핵심고리, 고동윤 상무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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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검찰이 효성그룹의 탈세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가운데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본사에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윤성호기자

 

효성그룹의 탈세 및 횡령 의혹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 초기 단계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인물 중 한 사람이 바로 효성 그룹 기획팀의 고동윤 상무(54세)이다.

고상무는 효성 그룹 입사 후 2001년 기획팀 이사 대우, 2004년 기획팀 이사, 2005년 기획팀 상무로 승진한 뒤 같은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

고상무가 검찰 수사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효성 일가의 금고지기 역할을 하며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세청이 세무 조사 과정에서 확보해 검찰에 넘긴 자료에는 고 상무의 USB 메모리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효성그룹이 10여 년 동안 1조원대의 분식회계를 한 내용과 이를 합법적으로 위장하는 방법 등을 담은 보고서 형식의 문건 등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수사가 현 시점에서 일단 효성그룹의 분식 회계와 이에 따른 세금 탈루 여부 , 조석래 회장의 차명 재산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고상무의 USB 메모리는 매우 중요한 증거인 셈이다.

검찰은 고 상무가 관련 내용을 조 회장에게 직접 보고한 정황도 USB에서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의 효성그룹 자금추적에서도 고상무 명의로 수십 억 원을 대출돼 이 돈이 총수일가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고상무의 이름은 2008-2009년 검찰의 수사 때도 등장한다. 당시 재판부의 판결문에따르면 횡령 혐의로 기소된 효성그룹 임원 2명이 공사대금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10억원을 조성한 뒤 이 돈을 고 상무 사무실 금고에 보관한 것으로 돼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고상무가 조석래 회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열쇠로 보고 이번 주에 우선적인 소환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검찰은 고상무를 CJ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관리를 총괄한 신동기 부사장에 비견되는 인물로 보고 수사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고상무는 이미 국세청 세무조사 과정에서 조석래 회장과 조현준 조현문 조현상 등 세 아들과 함께 출국금지 조치된 바 있다.

다만 효성그룹 내에서는 고상무의 역할이 과대 평가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효성 관계자는 “고상무가 2005년 상무 승진 뒤 진급 없이 같은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의 역할이 알려진 것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총수일가와 가까운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라기보다는 실무자의 위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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