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화장품 업체 아모레퍼시픽이 대리점주에 대한 영업팀장의 막말 녹취록으로 '갑을 논란'에 휘말렸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 측은 녹취록 내용을 '일부 대리점주들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입장을 밝혀 진실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13일 YTN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대리점주 문모씨는 영업팀장의 전화를 받고 술자리에 불려 나갔다. 그런데 갑자기 술자리에서 10년 동안 운영해 온 대리점을 포기하라는 요구를 받은 것.
　
매출을 올리겠다고 애원해봐도 영업팀장은 "나이 마흔 넘어서 이 XX야, 응? (다른 대리점에) 뒤지면 되나, 안 되나?" "그런 말 하지 말고, 사장님. 마, 그만 두자. 아 XX, 더러워서…" "니 잘한게 뭐 있나? 10년 동안 뭐한 거야? 열 받지~ 열 받지~?" 등의 반말과 폭언으로 문씨를 조롱했다.
　
인천에서 대리점을 운영하던 장모씨도 한달 매출 7000만~8000만 원이 될 때까지 대리점을 키워놨지만 본사의 횡포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대리점 운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장씨는 인터뷰를 통해 본사가 화장품 영업의 근간인 방문 판매원, 카운셀러들을 빼 내가는 방식으로 대리점 쪼개기를 하거나, 폐업을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반납된 대리점 운영권은 본사나 지점에서 퇴직하는 직원들에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 측의 입장은 다소 달랐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언론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녹취록에 공개된 내용이 일부 대리점주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하며 녹음파일의 진위 여부나 구체적인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음을 밝혔다. 이 때문에 아직 회사차원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을 만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대리점주와 아모레퍼시픽의 주장이 엇갈리자 여론 역시 두 갈래로 나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리점주를 옹호하는 네티즌들은 "아모레퍼시픽 전에도 논란 있었는데 증거만 없었던 거 아냐? 이번 기회에 확실히 뿌리뽑길" "아직 진위 여부도 판단 안 됐는데 '일방적 주장'이라고 단정짓는 이유가 뭐지? 아무래도 찝찝하다. 그냥 묻으려는 느낌" "아모레가 매출에 냉정한 거야. 나도 근무하면서 느낀 바 많지만 대리점주한테까지 저 정도로 막 대할 줄은 몰랐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아모레퍼시픽 측의 입장을 보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이들은 "아모레퍼시픽에서 저렇게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거 같으니까 조금만 기다려보자" "회사에서도 입장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고, 모든 대리점주에게 저렇게 막 대한 건 아니니까 너무 회사를 몰아붙이는 건 아닌 거 같다" "아모레 계열 화장품이 몇 갠데 현실적으로 다 관리하긴 어렵겠지.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그런 점은 이해해야 될 거 같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