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26, LA 다저스)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PS)에 선발 등판했지만 첫 승 달성은 무산됐다. 그러나 팀이 대승을 거두면서 아쉬움을 씻었다.

류현진은 7일(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와 내셔널리그(NL)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1탈삼진 6피안타 1볼넷 4실점했다. 6-4로 앞선 3회말 타석에서 대타 마이클 영으로 교체됐다.

5이닝 리드의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한국인 첫 PS 선발 등판을 비롯해 타점으로 팀의 대승에 힘을 보탠 데 만족해야 했다. 이날 류현진은 0-2로 뒤진 2회 1사 만루에서 깊숙한 희생 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추신수(신시내티)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 PS 타점이다.

다저스는 이날 타선이 장단 14안타로 대폭발하며 13-6 대승을 거뒀다. 13점은 다저스 구단 역사 상 57년 만에 나온 최다 득점이다. 지난 1956년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 2차전 이후 처음이다.

이러면서 5전3승제 시리즈에서 2승1패로 앞서갔다. NL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겼다. 특히 이날 타선이 폭발하면서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4차전 전망을 밝혔다.

▲류현진, 3회 잇따라 실책성 수비로 무너져

류현진의 1회 징크스와 중요한 3차전의 부담감이 영향을 미쳤다. 이날 경기는 1승1패로 맞선 가운데 사실상 5전3선승제 시리즈의 향배를 가를 일전이었다.

류현진은 1회부터 2실점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1사 후 저스틴 업튼에게 2루타, 2사 후 에반 개티스에게 적시타를 내주고 먼저 실점했다.

이후 브라이언 맥캔에게 내준 볼넷이 아쉬웠다. 다시 2사 1, 2루 득점권 기회가 만들어졌고, 크리스 존슨의 중전 안타로 2점째를 내줬다. 올해 류현진은 초반 1~15구까지 피안타율이 3할3푼1리나 됐고, 전체 15피홈런과 67실점 중 9개, 25개를 내줬다.

2회 안정을 찾아 탈삼진 1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타석에서도 추격을 알리는 타점을 올렸다. 2회말 1사 만루에서 상대 선발 훌리오 테헤란으로부터 큼직한 우익수 뜬공을 만들며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칼 크로퍼드의 3점 홈런으로 4-2 역전이 됐다.

하지만 류현진은 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본인의 수비가 아쉬웠다. 연속 3안타로 맞은 무사 만루에서 류현진은 맥캔에게 1루 땅볼을 유도해냈다. 1루수-유격수-투수로 이어지는 병살타 코스였다. 그러나 1루 커버를 들어온 류현진이 미처 베이스를 밟지 못하면서 타자가 살았다. 1점을 내준 뒤 2사 3루가 될 상황이 1사 1, 3루가 됐다.

이후 수비도 아쉬움이 남았다. 존슨을 땅볼로 유도한 류현진은 3루 주자를 잡기 위해 홈 송구를 택했다. 타구가 느려 타이밍 상 어려웠고, 결국 세이프가 됐다. 4-4 동점 허용보다 1루 주자를 잡았어야 했던 상황이었다. 앞서 병살타가 됐다면 주지 않아도 될 점수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3회말 애드리언 곤잘레스, 스킵 슈마커의 적시타로 6-4로 앞서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류현진은 3회 2사 1, 2루에서 대타 마이클 영으로 교체됐다. 다저스는 4회 후안 유리베의 2점 홈런 등으로 대거 4득점하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