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공포는 10월에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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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 유지결정에 숨은 리스크

 

시장의 예상이 깨졌다. 9월 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양적완화 유지 소식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변동성 확대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양적완화 유지는 정책의 전환이 아닌 일시적 연기일 뿐이라는 얘기다.

지난 9월 18일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양적완화 축소 결정이 발표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FOMC 회의에서 매월 85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자산매입 규모 축소 등에 관한 정해진 일정은 없다"며 "경제상황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징후를 보일 경우 연말에 단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우려를 나타냈던 시장은 일제히 안도했고 전세계 주식시장은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번 FOMC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발표될 가능성이 오히려 커졌다는 얘기다. FED의 정책 자체가 양적완화 정책의 유지로 전환된 것이 아닌 일시적인 연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판단의 근거는 크게 두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미국 경제지표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이번 연기 결정에 대한 연준내 반대기류가 만만치 않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내에 양적완화 축소를 발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9월 세째주에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나타냈다.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30만건을 유지하며 예전보다 크게 낮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존주택매매는 550만채에 육박하는 수치까지 상승했다. 고용시장과 주택시장 지표가 모두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향후 양적완화 축소 결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양적완화 유지결정 이후 연준의원들의 반대 발언이 이어지며 FOMC내에서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지나칠 수 없는 요인이다. 양적완화 결정 이후 FED내 대표적인 매파로 알려진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9월 회의에서 "채권매입 프로그램의 삭감을 연기한 것은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켰으며 FOMC의 정책 신뢰성에 흠이 되는 조치였다"고 말했다.

FOMC내에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10월 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유력시 된다는 발언을 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임스 불라드 총재는 회의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FOMC 내에서는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기로 의견이 좁혀졌다"며 "일부 경제지표가 부진해서 축소 결정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을 바꿔줄 만한 지표가 나오면 10월 회의에서 양적완화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경제지표가 만족스럽지 않아 축소 결정이 연기됐지만 향후 실시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10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

양적완화 유지 발표의 영향으로 금융시장은 혼란을 겪었다. 인도ㆍ인도네시아 등 신흥국가의 자국통화 가치가 2~2.5% 상승하며 기존의 통화가치 하락 추세를 일시적으로 둔화시켰다.

채권시장도 외환시장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국채금리가 2.68%까지 떨어져 지난 2011년 10월 이후 2년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신흥국의 채권금리도 하락했다. 발표 전과 비교해 태국과 인도의 금리가 약 0.1%씩 떨어졌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오래가지는 못했다. 발표 이후 주가는 오히려 하락하고 금리는 다시 상승하는 등 양적완화 유지 기대감은 빠르게 사라졌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68%에서 2.77%로 다시 상승했고 미국내 주요 주식시장 지수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에서의 충격은 단기적 영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양적완화 축소 기대는 10월에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화강세와 금리하락 현상은 점진적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신흥국의 자국통화 약세와 금리 상승 움직임이 전개될 가능성이 커 향후 글로벌 채권 금리는 시간을 가지고 완만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FOMC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에도 회의가 끝난 직후인 9월 20일 인도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7.25%에서 7.50%로 0.25% 인상했다. 인도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브라질ㆍ인도네시아 등 여러 신흥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던 시기에도 동결지조를 유지하던 국가였다는 점에서 인도의 기준금리 인상은 큰 의미를 가진다. 이에 따라 미국의 양적완화 유지에도 향후 신흥국의 금리인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0월 FOMC를 전후해서 다시 한번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 또한 크다.

인도중앙은행은 물가상승세에 대비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라구람 라잔 신임 인도중앙은행 총재는 "물가상승률을 감당할 수 있을 만한 범위로 끌어내리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일부 신흥국이 환율 방어를 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과는 매우 대비되는 점이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환율 방어를 위해 도입했던 긴급조치들을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 또한 일부 신흥국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도의 8월 물가상승률은 6.1%를 기록했다. 지난 4월 4.89%를 기록한 이후 4달 연속해서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신흥국 환율 변동성 확대 대비해야

인도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대신 중앙은행의 은행 대출금리를 10.25%에서 9.5%로 인하하고 은행의 현금 지급준비율도 99%에서 95%로 낮춰 유동성 확대 정책을 병행했다. 라잔 총재는 루피화가 일부 안정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준이 자산매입 규모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만큼 루피화를 안정시키기 위한 후속조치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향후 양적완화 축소가 발표될 경우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할 것이란 예상이다. 또한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한 후속조치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향후 환율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채권시장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매도세가 높아지는 가운데 FOMC 회의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외국인 채권 매수세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다른 국가와 같이 이런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다시 제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자금유출에 대한 우려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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