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청와대에 사퇴서를 제출한 지 이틀만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청와대가 진 장관의 사표를 즉각 반려했지만, 본인이 돌아갈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진 장관은 29일 낮 신사동에서 열린 장관실 직원 결혼식에 참석해 "업무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고 최성락 복지부 대변인이 전했다.

진 장관은 공약 후퇴 논란이 일고 있는 기초연금이 사퇴를 하게 된 결정적 이유라고 밝혔다. 또, 기초연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갈등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진 장관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것을 여러번 반대했고, 이런 뜻을 청와대에도 전달했다"며 "국민연금과 연계한 기초연금을 반대한 사람이 어떻게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 이건 양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기초연금안이 평소 소신과는 다르게 결정돼, 장관으로서 양심적으로 대국민 설득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이다.

진 장관은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손해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고, 그런 일이 있다면 시정돼야 한다"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안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정부의 최종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진 장관은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안을 반대한 반면, 청와대는 이를 적극 지지해 복지부에 여러차례 모델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두달 가까이 여러 안을 보고했었지만, 청와대에서 계속 거절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수차례 보고 끝에 국민연금 연계안을 다소 보완하는 방안을 보고하자 BH의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특히, 청와대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이 진 장관과 정면으로 대립했다는 증언들이 나온다.

복지부 차관 출신인 최 수석은 기초연금 논의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려 했고, 최종 결정 과정에서 진 장관이 다소 소외됐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원영 수석은 이날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춘추관에 찾아와 기초연금에 대한 오해를 풀겠다며 직접 브리핑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