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매춘·집단난투극…中 팍스콘 노동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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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방지 그물망에 갇힌 중국 팍스콘 노동자(출처=유튜브)

 

애플의 세계 최대 하청기업인 팍스콘(Paxconn) 중국 공장의 참혹한 노동환경을 고발한 영상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잇따른 투신과 집단 난투극, 여성 노동자들의 성매매 등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공개된 영상이어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폭스콘이 자살방지 그물망을 설치했다'는 제목으로 23일 유튜브에 올라온 1분 46초 길이의 이 영상은 팍스콘 중국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을 압축적으로 전하고 있다.

◈ 자살 방지 그물망에 갇힌 中 팍스콘 노동자들

영상에 따르면 2010년 봄 12명의 젊은 노동자들이 중국 선전 롱화지역의 팍스콘 공장에서 2개월동안 연이어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대 초반 꽃다운 나이의 노동자들을 이처럼 끔찍한 자살로 내몬 원인은 무엇일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작업과 생활환경을 먼저 살펴야 한다.

중국 CCTV는 지난 2011년 1월 팍스콘 중국공장의 노동강도를 단적으로 짐작케 하는 한 여성노동자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우리의 일은 휴대폰의 아주 조그만 부속품을 조립하는 것입니다. 이런 작업을 하루에 약 5200번이나 반복됩니다."

앞서 MSNBC도 2010년 9월 더 인디펜던트의 자료를 인용해 "팍스콘 노동자들이 시간당 31센트를 받으며 35시간 연속 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똑같은 유니폼을 입은 채 군대 관리시스템을 적용 받는 팍스콘 중국 노동자들(출처=유튜브)

 

◈노동자에게 군대 관리시스템 적용하는 비인간적인 자본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팍스콘이 노동자들을 상대로 '군대 관리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마치 기계 취급을 당하며 작업 중 일절 대화를 할 수 없다. 보안요원들이 매순간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천명에 달하는 팍스콘 노동자들은 모두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몇년째 비슷한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공장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선전 교외에 위치한 폭스콘 롱화공장은 30만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밀집해 있는 소위 '팍스콘 시티(Foxconn City)'에 속해 있다.

하지만 공장 기숙사에 '자살방지 그물망'이 설치된 이후 팍스콘 노동자의 고립감은 더욱 심해졌다. 노동자들은 "기숙사가 마치 감옥처럼 느껴진다"고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노동자들은 비인간적인 '외출금지 방식'으로 통제되고 있다.

파놉티콘(원형교도소)/출처=유튜브

 

◈ "우리는 노동자가 아닌 원형교도소에 갇힌 죄수"

노동자들은 동물원의 동물처럼 안에 갇혀있다. 우리 안에 갇혀 생기를 잃은 사자와 인간에게 자신의 쓸개를 짜주기 위해 좁은 철창에 꼼짝없이 갇힌 곰처럼 말이다.

이 영상은 "팍스콘 노동자들은 극도의 감시 속에 파놉티콘(원형교도소)에서 죄수처럼 살아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곳에서 노동자들의 인권과 자유, 존엄은 기대하는 것은 사치다.

미셀푸코는 '감시와 처벌:감옥의 탄생'이란 책에서 감시탑이 중앙에 있는 원형 감옥을 일컫는 '파놉티콘'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파놉티콘은 감시탑에서 독방을 볼 수 있지만 독방에서는 감시탑 안의 간수를 볼 수 없게 블라인드가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절망 속 노동자들의 선택…투신, 매춘, 집단난투극

롱화 공장에서 자살사건들이 발생한 지 이미 3년이 지났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인권이 개선되기는커녕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이다.

지난 5월에도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 팍스콘 공장에서 한달새 3명의 노동자들이 투신자살했다.

또 중국 주간지 차이징톈샤(財經天下)와 홍콩 밍보(明報) 등에 따르면 선전과 정저우에 있는 폭스콘 공장에서는 동료 남자직원들을 상대로 한 여성노동자들의 매춘이 빈번히 일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매체는 지난 15일 "폭스콘 근로자 대부분이 독신 젊은이인데다 군대식 기숙사 규율로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거의 없다"면서 매춘의 근본 원인을 '열악한 근로환경'의 탓으로 돌렸다.

극에 달한 스트레스는 가끔 동료들을 향한 '적대감'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최근 팍스콘 옌타이(煙台) 공장에서는 구이저우성(貴州)과 산둥(山東)성 출신 노동자들 사이에 집단 난투극이 벌어져 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자살방지 그물망에 갇힌 팍스콘 중국 노동자들은 우리에게 '노동'의 본질적인 의미는 무엇인지를 다시금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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