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32) 씨는 최근 문자 메시지를 한 통 받았다.
자신 앞으로 법원 등기가 발송됐고, 부재중이라 전달하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문자메시지 아래에는 등기 확인을 위한 인터넷 주소까지 찍혀 있었다.
법원에서 등기가 올 것이 없다고 생각한 김 씨는 찜찜한 마음에 인터넷 주소를 확인하지는 않았다.
'법원 등기를 발송했으나 부재중이라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형사소송건으로 법원 출석서가 발부되었습니다'
16일 스마트폰 이용자들에 따르면 이런 내용의 법원을 사칭한 스미싱 문자메시지가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도 이같은 문자메시지를 조심하라는 글과 사진이 퍼지고 있다.
얼마전 돌잔치 초대장 내용으로 한 문자메시지가 기승하더니 근래에는 법원과 우체국 등 공공기관을 사칭하고 있는 것이다.
전화요금이나 수도세가 미납되었다는 내용으로 접근하거나 스미싱을 예방하는 백신 어플이라고 접근한 사례도 있었다.
또 추석을 앞두고 선물이 배송 중이라거나 택배가 반송 되었다는 식의 택배안내를 가장한 스미싱도 확인 됐다.
울산지방경찰청 박민희 경사는 "최근에는 발신번호가 공공기관 대표번호나 친구와 가족 등 지인들의 번호가 찍혀서 전송될 정도로 스미싱 수법이 치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등기나 택배를 사칭한 문자메시지의 경우 특정할 수 없는 번호라고 하더라도 우체국 직원이나 택배기사 번호로 시민들이 착각해 자칫 속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초기에는 문자 내용이 연예인의 동영상이나, 영화티켓, 무료쿠폰 등 이었지만 이처럼 스미싱 내용이나 수법이 다양해지고 꼼꼼해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실제 지인의 결혼식 청첩장이나 돌 초대장을 받고도 이를 무시하거나 의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6월, 지인에게서 온 모바일 청첩장인 줄 알고 접속했다가 10만원 결제 피해을 입은 이모(31·여) 씨는 우선, 의심부터 하고 본다.
이 씨는 "모르는 번호로 청첩장이 왔지만 혹시 지인의 전화번호가 바뀐 줄 알고 확인했다가 피해를 입었다"며 "사기를 당한 이후, 모바일 청첩장이나 초대장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지난 8월말까지 스미싱 등 휴대전화 소액결제 사기 피해는 748건으로 계속 늘고 있는 추세이다.
올해 1월부터 지난 7월말까지 울산지역 보이스피싱 피해는 8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0건과 비교해 37%나 줄어든 것가 대조 된다.
스미싱은 문자 메시지 아래 쪽에 적힌 인터넷 주소를 접속하면, 스미싱 앱이 깔리게 된다.
해커는 이 앱을 통해 남의 개인정보를 빼낸 뒤, 이를 이용해 게임 아이템이나 상품권 구입 등 소액결제를 한다.
피해자는 휴대전화 요금이 결제되는 한 달 뒤에나 돈이 빠져나간 사실을 알게 되는 것.
피해금액은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까지다.
스미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의심이 되는 문자는 아예 접속하지 않아야 한다.
휴대전화 통신사에 전화해 소액결제가 이뤄졌는지 확인하거나 소액결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울산CBS 반웅규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