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와 짜고 무려 5백여 명의 허위환자를 유치해 수억 원의 요양급여를 받아 챙긴 40대 의사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허위환자를 유치해 요양급여를 타낸 혐의로 부산 모 정형외과 원장 구모(43) 씨와 보험 설계사 강모(38.여) 씨를 구속했다.

또 범행에 가담한 병원 사무장 한모(38) 씨와 허위환자 130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나머지 허위환자 403명을 추가로 입건해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구 씨는 지난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강 씨가 알선한 김모(48.여) 씨 등 허위환자 533명이 입원 치료를 받은 것처럼 진료 차트를 조작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3억여 원의 요양급여를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병원으로부터 가짜 입퇴원 확인서를 발급 받은 김 씨 등 허위환자들은 이 기간 7억 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받아 챙겼다.

이들 가짜 환자 중에는 병원 사무장과 간호사의 친인척은 물론 일가족이 한꺼번에 허위입원을 한 경우도 있었다.

보험설계사 강 씨는 허위환자들에게 보험금을 받는 수법을 알려주고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거나 보험계약을 유지하도록 해 매월 천만 원 가량의 수당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조사결과 병원 측은 허위 환자들이 실제 입원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환자 명의의 휴대전화기를 병실에 두고 허위로 처방한 약과 수액 등은 몰래 버리는 등의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행은 소형 의원에서 지나치게 많은 요양급여가 청구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계기관이 경찰에 수사의뢰를 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하지만 구 씨 등은 경찰수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병실의 구조를 바꾸거나, 허위 환자들에게 "강압수사를 주장하고, 혐의를 무조건 부인하라"는 등의 지시를 하는 등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전문가에 의한 진료기록 "분석과 환자들의 개인행적 수사 등을 통해서 언젠가는 백일하에 드러날 수 밖에 없는 범죄다"며 "애초에 보험사기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