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계열사에서 400억원을 횡령해 달아난 범인이 10년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회삿돈 4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우리신용카드 전 직원 오모(41)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회사 자금부 대리로 근무하던 오 씨는 지난 2003년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같은 회사 과장인 공범 박모(45) 씨와 짜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오 씨는 빼돌린 돈을 다른 공범인 친구 김모(41) 씨의 명의로 시중은행 계좌 7개에 분산 이체한 뒤 주식 투자나 유흥과 도박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신용카드는 2004년 3월 금융감독위원회 인가를 받아 우리은행에 합병됐다.

지난 2004년 4월 중국으로 도피해 지명 수배된 오 씨는 같은해 12월 귀국해 고시원 등을 전전하다 지난 2일 서울 서초동에서 경찰의 불심 검문에 덜미가 잡혔다.

오 씨는 경찰에서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남겨 개인빚을 갚고 회삿돈도 원상복구하려 했지만 주식에서 손해를 봐 계속해서 회삿돈에 손을 댔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 씨를 상대로 돈의 사용처 등을 추궁하는 한편 도망친 공범 박 씨 등 2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