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금융지주 성세환 회장이 경남은행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던 홍준표 경남지사의 발표가 사흘만에 진실공방에 휘말혔다.
◈ 홍준표 "인수 불참"발표에, BS "전제조건 뺀 아전인수"홍 지사는 지난 30일 오후 3시 취임인사차 방문한 BS금융지주 성세환 회장과 20분간 단독면담을 가졌다.
3시간 뒤 홍 지사는 공보특보를 통해 "성세환 회장이 ▲경남은행 인수에는 참여하지 않겠다 ▲경남지역에서 자본참여 요청이 있으면 참여하겠다 ▲자본참여를 하더라도 경영참여의 목적이 있는 SI(전략적 투자자)로서가 아니라 FI(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6년부터 경남은행 인수를 준비해 온 부산은행이 중심이 된 BS금융지주의 회장이 취임인사차 경남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갑자기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는데 모든 언론이 주목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가 보도된 뒤 BS측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BS측은 "홍 지사가 전제조건을 빼고, 듣고 싶은 말만 잘라서 이야기했다"고 반박했다.
BS는 "'경남지역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이라는 전제하에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말을 한 것을, 홍 지사는 아예 인수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BS금융의 입장은 경남 상공인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이 되면 인수에 참여하지 않고,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 논란일자 홍준표 "그렇게 판단할만 했다. 성 회장이 직접 해명해야"이같은 반박이 나오자 홍 지사는 2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를 찾아 진화에 나섰다.
홍 지사는 먼저 "내가 도지사이기 때문에, 민간이 진행하는 인수참여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다"고 인정했다.
그런데 왜 홍 지사는 "BS가 경남은행 인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는 발표를 했을까?
홍 지사는, 성 회장이 자신에게 한 발언을 모아볼 때 인수불참의 뜻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성 회장이 금융위원장에게 '경남의 독자추진'이 옳다고 이야기를 했다 하고, 전략적 투자가 아닌 재무적 투자에만 참여하겠다고 하니 그렇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부산은행이 경남은행 인수에 나서면 안된다는 나의 뜻을 허남식 시장을 통해 전해들었다 했고, 경남은행 인수가 나의 공약이란 점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인수참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성 회장의 발언들로 볼 때 인수불참으로 판단할만 해서 발표했다는 것이다.
BS의 "전제가 빠졌다"는 반박에 대해 홍 지사는 "전제조건이라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이 되면 부산은행 도움은 안 받아도 된다"며 "어이가 없다. 성 회장이 직접 해명하라"고 재반박했다.
홍 지사는 "그럼 내가 거짓말 했겠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 BS "예정대로 입찰" ... 홍준표 "영업 될 것 같나?" 압박BS는 오는 23일 마감되는 예비입찰에 참여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BS는 2일 "2006년부터 지금까지 준비해 왔고, 앞으로도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오는 23일 예비입찰 마감 때 입찰에 반드시 참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홍 지사는 BS가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불매운동이 전개될 것"라며 다시 압박하고 나섰다.
홍 지사는 2일 "도와 18개 시군금고에서 빼 버리고, 100만 서명을 달성한 경남도민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영업이 될 것 같으냐?"고 말했다.
결국, 양측의 갈등은 이전보다 깊어지게 됐다.
특히 이번 논란이, BS가 기반을 둔 '부산'과 '경남'간 지역갈등을 야기하는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홍 지사가 의도했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민간기업의 '인수경쟁'이 '지역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 노골화 되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