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하락 속에 재벌들의 미성년 자녀들에 대한 주식 증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10억원대 이상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 주식부자는 1년 전 80명에서 105명으로 31%나 증가했고 100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도 7명으로 1명 더 늘어났다.

100억원대 미성년 주식부자 7명 중 3명은 GS그룹 일가 자녀였다.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12세)과 차남(8세)의 주식가치 평가액이 445억원, 180억7천만원으로 미성년자 주식부자 1, 2위를 차지했다.

허 회장의 친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의 장녀(13세)는 주식 보유액 131억5천만원으로 5위였다.

정몽진 KCC그룹 회장의 장남(19세)과 정몽익 KCC 사장의 장남(15세)은 각각 172억3천만원, 106억4천만원 어치의 주식을 보유했다.

또 염홍섭 서산 회장의 손자(19세·159억4천만원)와 구자일 일양화학 회장의 손자(17세·120억9천만원)도 100억원대 주식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 회사 주식증여로 수십억대 부자된 미성년자도 많아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초등학생 손자, 손녀 7명은 회사분할과 주식증여 등으로 각각 90억원대 주식 자산을 보유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차녀(17세)의 보유액은 52억원이었고 이상득 전 의원의 사위인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의 장남(12세)은 42억8천만원, 장녀(19세)와 차녀(17세)는 각각 11억9천만원의 주식자산을 가졌다.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의 장남(19세)은 25억원, 동생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의 장남과 차남도 각각 10억원씩 보유한 주식부자였다.

주식가치 평가액이 1억원 이상인 미성년자(1993년 8월 1일 이후 출생자)는 지난 16일 종가 기준 26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 지분을 조사한 결과로 지난해 8월 16일 243명보다 10.3%(25명) 증가한 것이다.

코스피는 지난 1월 2,040선을 돌파했으나 6월에는 1,770선까지 내렸고 지수도 작년 8월 16일 종가 기준으로 1.97% 하락했다.

그럼에도 이처럼 미성년 주식부자가 늘어난 것은 주식하락을 틈타 절세를 노려 주식증여를 통한 대물림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피 하락에도 미성년 주식부자가 증가한 것은 주가가 낮을수록 증여액과 세금을 줄이는 효과를 노려 주가 하락기를 틈타 미성년 자녀들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사례가 늘어난 때문으로 보인다"고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