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단체 "친일파 군복이 웬 문화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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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윤치호 등 유물 '문화재 등록 예고'에 반발

항일독립운동가단체들이 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친일반민족행위자' 의복.유물에 대한 문화재 등록 반대 기자회견에서 욱일승천기를 목에 두른 백선엽 인형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단재 신채호 선생 기념사업회,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 등 8개 항일·독립운동가단체들은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선엽 등 친일·반민족 행위자들의 의복과 유물에 대한 문화제 등록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6월 21일 문화재청이 백선엽, 민철훈, 윤웅렬, 윤치호, 민복기 등의 의복과 유물 11건 76점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며 "친일·반민족 행위자들의 물품이 문화재로 등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화재청이 등록을 예고한 건 "의생활 분야에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유물"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항일단체들은 이들이 모두 지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됐거나,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오른 인물들이라며 강력 밙발하고 있다.

"문화재청이 이들의 물품을 문화재로 등록한다면 이는 항일독립운동가들에 대한 모독"이라는 것.

단체들은 또 "문화유산은 우리 겨레의 삶과 예지와 숨결이 깃든 보배이자 민족 문화의 정수라고 정의한 '문화유산헌장'의 기본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모순된 행위"라고 지적했다.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 이사장 함세웅 신부는 "백선엽은 일왕에게 충성하고 독립군을 반대하는 데 앞장섰으며 우리 동족을 살해한 부끄러운 인물"이라며 "그 군복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되는데 이를 문화재로 간직한다는 것 자체가 이 시대 현 정권의 불의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립운동가 차이석 선생의 장남 차영조 씨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기념하는 사업도 안 되고 있는 마당에 친일파들이 오히려 영웅이 되는 것에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통탄해 마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성명서 낭독을 마친 뒤 실물 크기의 군복을 입고 있는 백선엽 장군 마네킹에 욱일승천기를 두르고 거꾸로 드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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