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의 사상자를 낸 울산 물탱크 사고의 최초 파손 부위가 물탱크 아래쪽에서 2~3 m 높이 지점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최초 물탱크가 파손된 곳이 하단 부분으로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이 하단 부위에 물탱크 시공 설계대로 고장력 볼트가 아닌 일반 볼트가 대량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고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1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과 울산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남구 여천동 SMP(삼성정밀화학과 미국 MEMC의 합작법인)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신축현장안 물탱크는 바닥으로부터 2~3단 철제 부위에서 최초 파열이 있었다.
전체 높이 17 m 물통 모양의 물탱크는 16단으로 구성되며, 보통 한 단에 20개의 탄소강 재질 철판이 사용 됐다.
철판 한 개의 크기는 가로 1.5 m, 세로 1 m 이다.
물탱크 바닥에서 2~3 m 높이 지점이 최초 파손된 뒤, 물이 쏟아지면서 탱크가 쓰러졌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파손되기 전 물이 새어 나온 위치가 주변 목격자들 마다 아래, 위로 1 m 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철제 2~4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일단 철판은 적정한 재질이 사용된 것으로 보고, 최초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볼트에 집중하고 있다.
물탱크 설계에는 4만개의 볼트가 들어갔으며, 사용된 볼트 유형은 고장력 볼트 2개와 일반 볼트 1개 이다.
고장력 볼트는 일반 볼트에 비해 훨씬 높은 인장강도를 지닌 볼트를 말하며, 인장강도는 물체가 잡아당기는 힘에 저항해 원형을 지키려는 속성을 뜻한다.
특히 최초 파손된 하단 부위에 사용된 볼트 상당수가 설계상에 명시된 고장력 볼트가 아닌 일반볼트가 사용된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시공사인 삼성엔지니어링측은 자체 조사에서 이 부분을 확인했다.
현장에서 수거한 볼트를 시험한 결과, 고장력볼트 인장강도인 10t/㎠ 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왔다.
또 해당 볼트는 보통 고장력볼트가 갖고 있는 9t/㎠ 에도 못미쳐, 일반볼트가 사용된 것으로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판단했다.
이는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볼트와 관련된 국과수 조사와 고용노동부가 시험 의뢰한 결과가 조만간 나오면 더 확실해진다.
고용노동부는 볼트가 물탱크 공사장에 납품되기까지 3단계 유통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가 된 볼트가 제공된 것이 계약상 문제인지 유통상 문제인지를 놓고 조사하고 있다.
고강력 볼트를 조립하는 과정도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물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 무리하게 조이다가 볼트가 파손되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숙련된 정식 작업자가 참여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또 삼성엔지니어링 측이 미국표준협회 의거해 누수 시험을 했다고 설명했지만 여기에 대한 과실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물이 새는 등의 문제점을 잡고 난 뒤, 물을 채워 나가야 하는데 무리하게 시험을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게 경찰의 판단.
한편, 경찰은 1일 오전 9시쯤 울산시 남구 여천동 SMP 공장 신축현장에 있는 SMP 사무실, 시공사 삼성엔지니어링 사무실 2곳을 압수수색 했다.
또 경기도에 있는 물탱크 제작업체 다우테크 사무실 2곳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하고, 공사 계약과 허가, 부품 검수 등과 관련된 문서와 컴퓨터 본체를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