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관계인데 행선지 밝힌점 주목
-경찰신분, 방어에 유리하게 작용
-블랙박스 복원이 해결 실마리
-군산항서 밀항 가능성 염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오늘은 찾을 수 있을까요? 지난 24일 전북 군산에서 한 여성이 실종됐습니다. 내연관계에 있던 경찰관을 만나러 간다는 거였는데 7일째가 됐지만 행적이 묘연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용의자가 현직 경찰인 바람에 더 수사가 꼬이고 있다는데요, 무슨 이야기인지 짚어 보죠.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이번 실종사건을 보면서 가장 주목하고 계신 부분이 있다고요?

◆ 이수정> 아마도 실종 당시에 피해자가 이미 무엇인가 위험을 감지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 김현정> 여성이 이미 위험을 감지했다?

◆ 이수정> 내연관계였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보통 그런 상태에서는 행적을 주변인에게 알리고 나가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이 되는데요. 그런데 이분은 주변에 언니를 포함하여 나름 본인이 누구를 만난다는 사실을 알리고 나간 것으로 봤을 때 뭔가 서로간의 관계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이 됐던 것을 감지하고 있었다고 보입니다.

◇ 김현정> 용의자인 형사를 만나러 가기 전에 가족들에게 ‘이제 내연관계를 정리하려고 한다. 그래서 만나러 간다.’ 라는 얘기를 하고 나갔다는 것. 이것은 뭔가를 느꼈을 것이다?

◆ 이수정> 그렇죠. 위험을 느꼈기 때문에 원하는 방향으로 잘 정리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감지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 김현정> 그리고는 그 길로 실종이 됐습니다. 그런데 그 실종여성이 만나러 간다고 한 사람이 용의자 정 모 경사였으니까 당연히 가장 유력한 용의선상에 있었을텐데, 담당경찰은 한 차례 조사하고 그냥 풀어줬어요. 이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분들 많은데, 어떻게 보세요?

◆ 이수정> 그렇게 몰아갈 수만은 없다고 보이는 것이 지금 24일에 집을 나갔거든요. 그리고는 참고인 조사를 하기 시작한 게 25일 밤 12시까지 조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시간적으로 볼 때 그리 많이 지연돼서 조사가 이루어졌던 것이 아니고요.

그러다 보니까 아마도 경찰 입장에서는 언니가 실종신고를 해서 실종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참고인들, 예컨대 알던 사람들을 두루두루 조사를 하는 그런 과정 중에 이 사람이 등장을 한 것이 아닌가. 내연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그런 차원에서 보면 무엇인가 의심이 돼도, 피의자로 체포한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참고인으로 조사를 하는 그런 과정 중에는 사실 계속 잡아두거나 야간조사를 하거나 이런 것들이 제한돼 있습니다, 피의자 또는 피조사자의 인권보호를 위해서.

◇ 김현정> 구체적인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돌려보낸 다음에 또 불러들이더라도 체포할 수는 없단 말씀이세요?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조사자가 강하게 본인의 인권을 주장할 경우에는 무작정 잡아놓을 수만은 없는, 예컨대 지금 의심은 되지만 전혀 증거는 없는 상황이다 보니까 돌려보낼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얼굴에는 손톱자국이 있었고, 뭔가 격하게 싸운 흔적 같은 게 있어서 좀 수상한 생각은 들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실무담당 경찰관들이 긴급체포를 요청했다가 상부에서 이것을 묵살했다. 이 정도 증거로는 안 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이수정> 네. 아마도 얼굴에 자국이 난 것으로 체포영장을 신청했던 것 같은데 문제는 이 사람이 경찰이다 보니까 그런 여러 가지 자신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의심 여부를 어떻게 하면 적절하게 방어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준비를 틀림없이 했던 것이죠.

그러다 보니 강력하게 항의를 했었을 것이고, 얼굴에 난 흉터 같은 것은 사실 다양한 가능성이 그대로 열려 있다고 보이고요. 실제로, 증거 확보를 안 했기 때문에 용의자가 낚시 바늘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낚시를 가서 난 상처다, 이런 식으로 주장을 하면서 일단은 경찰서에서 도주의 시간을 확보하려고 빠져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보내주지 않으면 강압수사로 고소하겠다, 이렇게 격하게 항의를 하자 더 이상 잡아둘 수 없는 상황이었다?

◆ 이수정> 그렇죠.

◇ 김현정> 그러고 나서 용의자는 그 길로 도주를 했고요. 경찰은 후에 블랙박스를 뒤져보니까 삭제된 흔적이 있는 걸 발견을 했고, 그걸 복원을 해 본 후에야 아, 이상하다 이런 생각을 한 거죠.

◆ 이수정> 그렇죠. 결국 그게 가장 중대한 체포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인데요. 문제는 그와 같은 자료를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게 제일 안타까운 부분이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풀려난 용의자는 지금 행적이 묘연하고요. 일단 그 용의자 차량 내부의 블랙박스 영상, 삭제한 부분을 복원 작업 중에 있는데, 복원된 데까지만 보면 누군가가 삽으로 보이는 물건을 들고 지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고요. 차량이 농로 주변을 계속 다니는 모습이 지금 발견이 된 건데.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지금 상당한 의심은 가는 거죠?

◆ 이수정> 그렇죠. 그와 같은 행위를 한 특별한 연유가 없는 다음에야 아마 범죄와 연관성이 있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용의자는 강원도 영월로 갔다가 대전, 전주를 거쳐서 다시 군산으로 잠입했다는 게 지금 경찰 발표입니다. 그런데 왜 멀리 도망치지 않고, 다시 군산으로 들어왔을까요?

◆ 이수정> 아마도 차량을 그쪽에 두고 왔기 때문에 수사의 방향이 차량 인근지역으로 집중이 될 거라는 것을 예상하고 일종의 도주를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 본인의 본거지로 일시적으로 돌아왔던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들은 해 보죠.

◇ 김현정> 일단 강원도에 차를 뒀으니까 거기서 수사하겠구나 하고 다시 돌아온...

◆ 이수정> 그렇죠. 며칠이라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으로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그것도 여러 번 차량을 바꿔 타면서 결국 돌아온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죠.

◇ 김현정> 그러면 군산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얘기는 장기적인 도주계획을 지금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