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가기록원에 대화록이 없다'는 최종 결론을 내린 가운데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왼쪽=새누리당 황진하 의원, 오른쪽=민주당 우윤근 의원) 의원이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여야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에 없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열람위원들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국가기록원에 대화록이 없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보고했다.
새누리당 열람위원 간사인 황진하 의원은 "문건수 확인과 용량 확인, 검색어를 이용한 목록검색 전수조사 등 모든 방법으로 최선을 다했으나 회의록을 찾지 못했다"면서 "따라서 현재 국가기록원에서 (대화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었다. 이상은 여야가 합의한 사항"이라고 보고했다.
황 의원은 "양당 열람위원 4명과 전문가 4명이 지난 19일부터 오늘 오전까지 국가기록원을 방문해 2007년 10월3일부터 2008년 2월24일까지 검색어 도합 19개, 문건 및 자료의 생산자와 생산부서 6개 비서관실을 지정해 검색된 자료에 대해 전문 열람방식을 통해 열람했다"고 최종 결론을 도출하기까지 열람 대상과 방식을 설명했다.
이어 보고에 나선 민주당 열람위원 간사인 우윤근 의원은 검색과정에서 확인된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의 인수관리시스템 문제를 지적했다.
우 의원은 먼저 봉하마을에서 반환한 '이지원'시스템에 대한 두 차례의 무단 로그인과 봉인 주체인 검찰·노무현재단과 협의없이 봉인을 해제한 점을 지적했다.
또 국가기록원 문서관리시스템인 팜스(PAMS)상의 지정보호 기간 누락, 이관용 외장하드와 팜스이 용량차, 기술적·시간적 한계에 따른 이지원 복구 구동 미시행 등 심각한 기술 및 관리시스템 부실을 문제점으로 들었다.
우 의원은 "따라서 대화록이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되지 않았다고는 단정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여야는 당초 이날 열람위원 10명 전원이 국가기록원을 찾아 최종 확인작업을 할 예정이었지만 전날까지 전문가를 대동한 검색작업에서도 대화록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대표 열람위원 4명이 확인하는 것으로 최종 확인을 대체했다.
여야가 '대화록 부재'로 최종 결론을 내림에 따라 대화록이 사라진 진상 규명을 위한 검찰이나 특검 수사 요구와 함께 책임소재를 둘러싼 여야 공방도 격화될 전망이다.
이날 국회운영위에 보고할 최종 결과를 놓고 여야 열람위원들이 극명한 입장차를 보인 것은 그 전초전이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최종검색에 나섰으나 원본을 찾는데 결국 실패한 여야 열람위원들이 22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앞서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는 '대화록은 없다'로 하자는 새누리당 측과 '대화록을 찾지 못했다'로 해야 한다는 민주당 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2시간이나 개의가 지연됐다. 결국 '대화록이 없다'는 최종 결론에 합의했지만 민주당은 우 의원의 보고를 통해 "대화록이 이관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의견을 첨부했다.
새누리당은 참여정부가 대화록을 폐기했다고 보고 검찰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초(史草)가 실종된 중대한 국기문란 사태"로 규정했고 유기준 최고위원도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경위를 밝히고 책임자를 엄히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이 없애지 않았냐고 하는데, 보관 및 접근방식을 보면 가능성 없는 억지성 떼쓰기용"이라며 참여정부 책임론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지원(e-知園)' 사본이 보관된 기록원 내 특수서고의 봉인 해제와 무단 접속 사실을 들어 이번 사태를 이명박정부의 '기록관 게이트'로 명명하며 맞불을 놓았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가기록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이른바 '버뮤다 삼각지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고 신경민 최고위원은 "이번 '기록관 게이트'를 보면 'NLL 작전'의 뿌리가 깊고 넓고 오래됐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CBS노컷뉴스 정재훈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