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중재에 나섰지만, 시작부터 주민들과 대립하고 있다.
주민들은 "정부가 한전의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다"며 반발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주말 동안 밀양에 내려와 주민들을 만났다. 중재에 나선지 두 번째 방문이다.
윤 장관은 이번 밀양 방문에서 "사회적 공론화기구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TV토론은 수용할 있다"고 밝혔다. 또, 주민들이 참여하는 '보상협의체'도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산자부가 TV토론을 수용했지만, 밀양주민들은 거세게 분노하고 있다.
산업부장관이 직접 주민들과 진정성있는 대화를 하겠다고 나서 놓고는 한전과 똑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남우 주민대책위 부북면 위원장은 "대표전문가협의체 결과만 믿고 공사를 강행한다는 것은 한국전력을 대변하는 것 아니냐"며 "장관의 방문이 송전탑 공사를 재개하려 수순을 밟기 위한 것이라면 앞으로 오지 말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윤 장관의 밀양 방문에 대해서도 "장관의 쇼에 동원되고 싶지 않다"며 더이상의 밀양 방문을 거부할 예정이다.
장관의 밀양 방문이 오히려 주민들을 자극한 모양새다. 이처럼 정부의 중재가 시작부터 정부와 주민들이 대립을 겪으면서 앞으로의 정부 중재도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정부는 겉으로는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는 사실상 우회송전이 어렵다며 주민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더우기, 보상 방안 외에는 별다른 뾰족한 방안도 정부에겐 없다는 게 사실이다.
'보상은 필요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주민들에겐 이같은 설득은 강요나 다름이 없어 보여 또다시 예견된 갈등 수순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경남CBS 이상현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