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도 계도도 모두 '무시'…해병대 캠프사고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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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캠프 위법 여부 조사 중

 

열 일곱살, 소중한 다섯 아이들을 바다로 떠민 건 어른들의 안전 불감증이었다.

18일 충남 태안 안면도에서 발생한 고교생 5명 실종(2명 사망) 사고의 개요가 속속 밝혀지면서 막을 수도 있었던 '인재(人災)'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유족 등 안면도 사고 현장이 더욱 안타까운 이유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를 일으킨 사설 해병대 캠프에는 안전 의식 자체가 없었다.

경찰과 주민들에 따르면 캠프 측은 바다 속 학생 80여명에게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았고, 위험하다는 마을 주민들의 경고도 무시했다.

사고 직전 "위험하니 바다에서 나오라"는 해수욕장 측의 경고 방송 역시 무시했다.

실종된 5명을 포함해 파도에 휩쓸린 학생은 모두 23명. 18명의 학생이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자칫 사고 규모는 더 커질 수 있었다.

해수욕장 연합회 윤현동 회장은 "사고 전날, 이미 위험을 알렸고 바다 체험 활동 자제를 요청했다"며 "사고 당일 역시 방송 등을 통해 바다에서 나올 것을 알려졌지만 캠프 측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활동을 계속하다 사고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 등 주민들에 따르면 캠프 측은 한꺼번에 600명 가까운 인원을 바다에 들여놓고도 구조선은 한 대만 배치했고, 사고 예방을 위해 해수욕장 연합회 측에서 보낸 안전관리자조차 되돌려보냈다.

또 경찰 조사 결과 사고가 발생한 바다는 평소 물살이 거세 해양경찰이 수영 자제를 계도했던 곳으로 밝혀졌지만 캠프 측은 이 같은 계도도 듣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추정하는 사고 원인은 학생들이 썰물 때 갯벌에 생기는 웅덩이에 빠졌기 때문.

구명조끼를 입히거나 구조선, 혹은 안전요원을 추가로 배치했다면 아이들 모두 뭍으로 나왔을 수 있다.

교관 32명 가운데 인명 구조사 등 자격증 소지자는 13명. 대다수 교관은 아르바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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