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 '여성' 살인사건 1년…이제는 안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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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제주지방경찰청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17일 올레길 여성 살해사건 현장인 서귀포시 성산읍 올레 1코스를 둘러보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

 

제주 올레길 여성 살해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났다. 살해범은 징역 23년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돼 복역중이고 올레길에는 자전거 순찰대와 올레지킴이가 배치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7월 20일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여성의 사체 일부가 발견됐다.

경찰조사결과 8일전 서귀포시 성산읍 올레 1코스에서 실종된 A(40, 여)씨의 것으로 확인됐다.

사체가 발견된 곳과 A씨가 실종된 장소는 18km나 떨어져 있었다.

실종 지역에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이뤄지자 범인이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사체 일부를 엉뚱한 곳에 버린 것이다.

경찰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고 보고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사체 일부가 발견된지 사흘만에 범인 강 모(46)씨가 검거됐다.

강 씨는 A씨가 실종된 올레 1코스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사는 주민이었다.

강 씨가 지목한 서귀포시 성산읍 두산봉 인근 대나무 숲에서 A씨의 시신도 발견됐다.

경찰조사에서 강 씨는 '소변을 보는 자신을 피해자가 성추행범으로 오해해 신고하려 하자 휴대전화를 빼앗는 과정에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성폭행 관련 질문 3개항 모두 거짓반응이 나왔고 경찰 추궁끝에 강 씨는 성폭행을 시도하다 범행한 것이라고 자백했다.

법정에서는 다시 진술이 바뀌었다.

올레길 여성 살해사건이 발생한 서귀포시 성산읍 올레 1코스에서 17일 혼자걷는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남성을 경찰관이 출동해 검거하는 제주여행지킴이 서비스가 시연됐다. 제주지방경찰청

 

살인과 사체유기, 성폭력범죄처벌등에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강 씨는 법정에서 '경찰이 살해이유가 없으면 묻지마 살인이 되고 형량만 더 세진다고 회유해 강간 부분을 허위자백한 것'이라며 성폭행 의도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제주지법 제2형사부 심리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는 강 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징역 23년이 선고됐다.

지난 2월 항소심인 광주고법 제주형사부도 1심과 같은 판결을 했다.

당초 성폭행 시도 사실을 부인하며 내세운 진술의 허점을 경찰이 추궁하자 강 씨가 모든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본 것이다.

이에 반발해 강 씨는 욕설을 퍼부으며 난동을 부렸고 재판부는 감치 20일을 명령했다.

지난 4월 대법원 2부도 강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강간 의도를 갖고 범행에 착수한 사실이 인정되고 범행 동기나 수단, 결과 등에 비춰보면 형량도 적절했다'며 징역 23년형을 확정했다.

정보공개 10년과 전자발찌 착용 10년의 명령도 확정됐다.

제주도민은 물론 온 나라를 경악하게 한 올레길 여성 살해사건은 강 씨의 대법원 판결로 막을 내렸다.

올레길이 좋아 제주를 찾은 여성이 무참하게 살해되면서 올레길 안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1년이 지난 지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우선 제주 올레 26개 모든 코스에 해당 마을 주민들로 올레지킴이가 배치됐다.

모두 124명의 올레 지킴이가 채용돼 코스별로 2-3명씩이 순찰활동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올레길 도보 순찰대와 자전거 순찰대를 결성했다.

지구대와 파출소 직원 등으로 구성된 도보 순찰대는 모두 414명으로 올레 코스내 오름이나 곶자왈 등을 중심으로 순찰활동에 나서고 있다.

의경 45명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자전거 순찰대는 취약시간대 해안가 주변을 돌고 있다.

자전거 순찰대는 실제로 지난 13일 오전 9시 50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한 해안도로에서 자살을 시도하던 여성을 구조하기도 했다.

혼자 올레길을 찾는 여성을 위해 제주여행지킴이 서비스도 운영되고 있다.

제주공항이나 제주항에서 원터치 SOS 단말기를 대여받는 시스템이다.

올레길 여성이 긴급 상황시 단말기 버튼을 누르면 2분안에 112 종합상황실로 즉각 신고되고 단말기 위치정보와 현장 동영상이 전송된다.

해당 지역 경찰관이 신속하게 출동해 범인 검거에 나서게 된다.

이같은 제주여행지킴이 서비스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957명이 이용했다.

올레 코스에 휴대전화 기지국도 추가로 설치됐다.

올레 11코스(서귀포시 대정읍 신평리)와 14-1코스(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청수리, 무릉곶자왈)에 기지국이 설치돼 휴대전화 난청문제가 해소됐다.

앞으로도 휴대전화가 잘 터지지 않는 올레 코스에 대해서는 추가로 기지국이 설치될 예정이다.

김성근 제주지방경찰청장은 17일 올레길 여성 살해사건 현장인 서귀포시 성산읍 1코스를 둘러봤다.

뒤쫓아오는 남성때문에 신변의 위협을 느낀 여성이 긴급하게 원터치 SOS 단말기 버튼을 눌러 112순찰차와 자전거 순찰대원이 출동까지 하는 제주여행지킴이 서비스도 시연됐다.

김 청장은 "제주의 가장 훌륭한 관광상품가운데 하나인 올레길의 안전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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