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 손 든 밀양사태, 정부 "해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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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총리실 공론화기구" 제안…한전 "대화 노력"

 

국회에서조차 해결점을 찾지 못한 밀양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가 열린 가운데, 밀양 송전탑 전문가협의체가 내놓은 최종보고서 채택에 합의점을 찾지 못해 갈등 조정에 실패했다.

산업위는 "사업자인 한전은 밀양주민들의 신뢰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소통에 적극 노력해야한다", "밀양주민은 전문가협의체 의견에 주목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화해 달라"는 권고안만 내놓아 결국 사태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어정쩡한 결론 때문에 서로 다른 해석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전은 최종보고서대로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이고, 반대주민들은 공사중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 밀양 주민 "국무총리실에 사회적 공론화기구 설치하자"

밀양 주민들은 국회가 전문가 협의체에서 제출한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점에 대해 '환영'하며, 해법으로 국무총리실에 사회적 공론화기구 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는 "정부의 밀양 송전탑 갈등 중재를 주문한 국회 권고안에 따라 국무조정 역할을 맡고 있는 국무총리실에 가칭 '밀양 송전탑 갈등 해결을 위한 사회적 공론화 기구'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동안 주민들과의 합의된 입장은 전혀 도출해내지 못한 상태에서 미국의 'PATH 765kV 송전선로 갈등 해결'의 주역이었던 '공공규제위원회' 모델을 원용한 사회적 공론화 기구의 구성을 제안한 것이다.

대책위는 "밀양 주민들은 정부와 주민, 학계, 시민사회가 두루 참여한 공론화 기구를 통해 밀양 송전탑 갈등의 여러 쟁점들이 충분히 논의되고 합의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밀양 송전탑 전문가협의체의 반대대책위 추천 위원들은 한전 추천 위원들에게 "전문가협의체 보고서를 둘러싼 여러 쟁점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검증할 것을 정식으로 제안한다"며 텔레비전 토론을 제안했다.

◈ 한전 "별도 기구 힘들어, 대화 노력하겠다"

이에 대해, 한전은 이미 또다시 별도의 협의기구를 만드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전은 "밀양 갈등 해소를 위해 전문가협의체 뿐 아니라 갈등조정위원회, 국회토론회 등 5년간의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합의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별도의 기구를 구성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검증 하더라도, 반대위측이 원하는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수용하기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한전은 이보다는 "국회가 보고서를 사실상 받아들인 것"이라며 공사 재개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주민측이 수용할 수 없다고 반대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공사 진행은 자칫 불상사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공사재개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회가 권고한 '주민과의 대화'를 위해 우선 조환익 한전 사장이 조만간 밀양 현장을 직접 방문해 주민들을 만나기로 했다.

 

이처럼 국회의 중재도 실패한 상황에서 정부가 직접 송전탑 사태 해결에 나서기로 해 대안을 찾을지 주목된다.

◈ 정부가 직접 대안 찾기 나서...사태 전환점되나?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3일 밀양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풀고자 앞장서겠으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모두 함께 노력해 달라"며 사태 해결 의지를 밝혔다.

윤 장관은 "한전이 주민과의 소통 없이 곧바로 공사를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송전탑 설치로 주민들이 느끼는 피해와 불편은 보상과 지원을 확실히 해 최소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밀양의 전체적인 의견을 진솔하게 듣기 위해 반대대책위원과 경과지 방문도 계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7~8월 시간 나는 대로 밀양을 자주 찾겠으며 여름휴가도 밀양에서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보다 성의있는 자세로 주민들과의 대화에 임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뒤늦게나마 정부가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윤 장관이 중재를 시도하다 여의치 않으면 정홍원 국민총리가 직접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정부가 밀양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파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밀양 주민들이 관심없는 보상이나 전력사정 악화 등을 내세워 주민 설득작업에 임하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정부가 직접 나선 것이 이번 사태의 전환점이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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