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살인사건 용의자 "공포영화 따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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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1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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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후 시신 훼손 장롱 보관…갈수록 잔혹

 

■ '희대의 살인마' 오원춘에 버금가는 10대

10대의 '엽기적인 범행'이 또 발생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0일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을 모텔로 유인해 성폭행한 뒤 경찰에 신고할까 두려워 목 졸라 살해 후 훼손해 집 장롱에 보관한 심모(19·무직·고교 중퇴) 군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여성을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점에서 제2의 오원춘 사건과 유사하다는 것이 경찰 측의 설명이다.

심 군은 모텔 화장실에서 공업용 커터칼로 시신을 무참히 훼손했다. 시신을 옮기기 쉽게 하려고 살점을 잔혹하게 도려낸 뒤 변기에 버렸다.

살과 뼈 30여 토막은 비닐봉투에 담아 자신의 집 장롱에 보관해 왔다. 더욱 더 충격적인 사실은 경찰 조사 결과 범행 당시 심 군은 술을 마시지 않은 맨 정신이었다는 것. 정신과적 치료 병력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 "한번쯤 영화처럼 해보고 싶었다"

"신고하겠다며 저를 밀치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어요. 신고하겠다고. 그래서…."

또래 여학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심 군은 소름끼칠 정도로 차분한 모습이었다.

10일 용인 동부경찰서에서 살해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심 군은 이 같이 답했다.

이어 심 군은 시신 훼손에 대해 "유튜브 등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동영상을 참고했다"며 "해부학을 검색해 본 적 있다"고 말했다.

오원춘 사건과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는 "오원춘은 이름만 들어보고 사건 내용은 잘 알지 못한다"며 "평소 잔인한 영화를 봤고 한번쯤 이런 걸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검은색 반팔티에 반바지를 입고 모자를 푹 눌러쓴 심 군은 떨리거나 머뭇거리는 모습 없이 담담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심 군은 또 범행 당시 심정을 묻는 질문에 "내가 살아야겠다는 심정으로 시신을 훼손했고 빨리 빠져나가고 싶어서 그랬다"며 "나중에 심경의 변화가 와 죄책감 때문에 자수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심 군은 피해 여학생의 시신을 어떻게 훼손해 버렸는지 등도 태연한 표정으로 진술했다.
2011년 "학교가 필요없다는 판단"에 자퇴한 심 군은 지난해 10월 월미도에서 자살을 기도해 병원에서 '상세 불명의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진단을 받고 2주간 병원 치료를 받은 바 있다.

경찰은 심 군을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는 한편 심 군에 대해 정신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다.

■ "사회 차원의 보호 시스템 갖춰야"

10대들의 범죄는 날이 갈수록 흉포해지고 있다. 게다가 재범률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전과 9범 이상 청소년은 지난 2008년 953명에서 지난해에는 3362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청소년범죄자가 제2, 제3의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극적인 인터넷 매체, 사회적인 스트레스 등 이유는 많지만 근본적으로 청소년 전반에 대한 사회 차원의 보호 시스템이 없이 이들을 흉악범죄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만든 집단 내에서 형성된 룰에 따라 생각하게 된다"며 "인터넷 중독에 이른 청소년의 경우 사이버 상에서 공론화 된 규범과 사회규범을 혼돈해 마치 게임 안에서 인명피해를 내듯 살인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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