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장관은 김학의 전 차관과 관련한 여러 사항을 다 알겁니다. 알고 있다는 사실을 (제가) 알고 있어서 지금까지 질문 드리지 않는 겁니다"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한 질의를 하던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꺼낸 발언이다.

언뜻 어울리지 않는 문맥으로 들렸지만 박 의원은 이같은 말을 한 뒤 ''''김용판 전 청장 통화내역을 수사하십시오''''라고 황 장관에게 요구했다.

박 의원은 전날 국정원 사건 수사를 은폐·축소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배후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김용판 전 청장에 대한 수사를 보니까 언젠가는 이 부분(황 장관과 김 전 차관 관련 부분)을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도 남겼다.

황 장관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이 폭로할만한 사건이나 의혹을 박 의원이 알고 있다는 암시를 준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 소환을 앞둔 인물로, 황 장관보다 1년 늦게 사법시험에 합격했지만 경기고 1년 선배인 인연이 있다.

박 의원은 이날 같은당 법사위원인 박범계 의원이 배후인물로 새누리당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었던 권영세 전 의원(현 주중대사)를 지목한 것과 관련해 ''''오늘 한 사람(권 전 의원)을 박범계 의원이 이야기한 것''''이라며 ''''빙산의 일각''''이라고도 말했다.

이어 권 전 의원과 김 전 청장, 박원동 전 국정원 국장이 통화를 한 시점과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뒤 ''''김 전 청장이 누구누구와 통화했는지에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몸통이 숨어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황 장관은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조치해서 최대한 말씀 드리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신경민 최고위원은 이날 법사위원으로 자리를 옮겨 공세에 가세했다.

신 의원은 검찰의 이번 수사결과가 공식발표되기 전 언론에 유출된 것과 관련해 ''''장관이 어디에 리크한(leak, 흘린) 것 아니냐''''면서 검찰 내 특별감찰에서 ''''혐의자가 3명으로 압축됐다고 한다. 그 중에 장관이 들어있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신 의원은 앞서 지난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황 장관을 향해 ''''죄질이 아주 나쁜 김용판 전 청장의 구속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소문대로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과의 빅딜인가? 아니면 김 전 청장의 배후에 막강한 실세가 버티고 있다는 의혹인가? 아니면 배후를 폭로하겠다는 김용판 전 청장의 협박 때문인가? 검찰은 여기에 대해 답해야만 할 것''''이라면서 이른바, ''빅딜설''을 제기했었다.

박지원 의원도 ''''곽상도 민정수석이 지난 5일 밤 술에 취해 사건 수사 검사에게 전화를 했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공개하며 공세를 폈다.

이는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황 장관, 검찰 수사 상황 등에 대해 어느 정도의 정보를 갖고 있는지 암시하는 압박카드로 보인다.

박지원 의원은 ''''황 장관이 국무위원으로서 대통령에게 후보때 말씀한 게 잘못됐다는 최소한 의사표명을 해달라고 건의할 용의는 있냐''''고 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