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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 회장의 비자금과 관련해 핵심 ''금고지기''로 지목된 신모 홍콩법인장(57)과 성모 부사장(47)이 다른 임원들에 비해 훨씬 많은 인센티브(스톡 그랜트)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두 사람에게 많은 주식을 챙겨준 이유가 이 회장의 비자금 관리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27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 2009년 1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그해 3월 스톡그랜트로 CJ주식 보통주 4,687주와 우선주 9,030주를 합쳐 모두 1만3,717주의 주식을 받았다. 이에 따라 신씨의 지분율은 0.04%가 됐다.
스톡그랜트는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매입할수 있는 권리를 주는 스톡옵션과 달리 주식을 무상으로 주는 성과급의 일종이다.
신씨는 이 주식을 다음해 1월부터 12차례에 나눠 순차적으로 팔아 10억6600만원의 이익을 냈다.
신씨는 CJ의 홍콩개발팀장을 거쳐 2005∼2006년께 재무팀 상무를 지냈고 2007년에는 부사장에 오른 후 현재는 홍콩법인장을 역할을 맡고 있다.
해외 법인장으로 있으면서 이 회장의 비자금 관리를 총괄해 CJ그룹 내 ''차기 주자''로 손꼽히기도 했다. 최근 한국에 입국했다가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로 발이 묶인 상태다.
이 회장의 비자금이 세상이 드러난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이모 전 재무2팀장(44)의 뒤를 이어 이 회장의 비자금을 직접 관리한 또다른 핵심 집사인 성 부사장도 당시 상무 신분으로 다른 임원에 비해 많은 주식을 받았다.
성씨가 받은 주식은 모두 2936주로 그는 2009년 4월 초 이 주식을 모두 처분에 1억1233만원의 현금을 챙겼다.
그는 재무팀에 상무로 근무하면서 CJ푸드빌, CJ케이블넷, CJ미디어㈜, CJ지엘에스, CJ건설, CJ창업투자 등 계열사 감사와 이사를 동시에 맡기도 했다. 이는 성씨가 그룹 계열사들이 동원됐을 비자금 조성에 두로 개입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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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두 사람과 같은 시기에 승진한 임원들은 훨씬 적은 주식을 받아 대조를 이뤘다.
당시 사장에 오를 H씨는 보통주 638주를 스톡그랜트로 받았고 이마저도 2011년 3월 퇴임하면서 반납했다. K모 부사장 역시 보통주 100주를 받은 데 그쳤다.
이들은 직급이 신씨보다 높거나 같았지만 인센티브에서는 20~100배 이상 차이가 났다. 비자금 금고지기로 지목된 성씨와 비교해도 직급은 높았지만 인센티브는 적었다.
검찰은 이 회장의 비자금 형성과 관리에 깊숙이 개입한 두 사람에 대해 특별히 회사에서 배려한 것으로 보고 그 배경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회장 입장에서는 비자금에 대한 얘기가 바깥으로 새지 않게 관리할 필요가 있었고, 집사들 역시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일을 대신한 대가로 별도의 돈을 원했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H그룹 회장의 ''집사'' 역할을 했던 인사는 "비자금 관리를 하는 사람은 회사에서 특별한 관리를 받다"며 "승진이나 인센티브에서 유리한 대접을 받는 것을 물론 종종 비자금에서 일부를 현금으로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