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왜 갑자기 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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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4월 12일 (금)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ADHD는 없다" 저자 김경림 씨

ADHD

 

◇ 정관용> 여러분 ADHD,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한번쯤 들어보셨죠?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자꾸 돌출행동을 하는 등 주의 산만한 정도가 심각한 아이들이 바로 이 ADHD에 해당한다라고 하죠. 요즘 이 진단을 받고 치료받는 아이들이 부쩍 많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애초부터 ADHD라고 하는 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주장을 펴는 분이 있습니다. ADHD는 없다라는 책을 펴내신 김경림 씨인데요.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경림> 안녕하세요.

◇ 정관용> 요즘 이것에 관한 관심 굉장히 높습니다.

◆ 김경림> 네.

◇ 정관용> TV에서도 여러 차례 보도들이 많이 되고요. 그런데 어떻게 이 책을 쓰시게 됐어요? 우선 제가 잠깐 보니까 자녀분이 이런 진단을 받았었다고요?

◆ 김경림> 네.

◇ 정관용> 몇 살 때요?

◆ 김경림> 초등학교 1학년 입학하자마자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셔서 병원에 가서 진단 받았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치료도 받았어요?

◆ 김경림> 아니오, 치료는 받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치료는 안 받고. 그런데 병원 갔더니 의사는 ADHD다 그렇게 했어요?

◆ 김경림> 네.

◇ 정관용> 그때부터 공부하기 시작한 거군요, 그러니까.

◆ 김경림> 네. (웃음)

◇ 정관용> 의사는 치료 받으라고 했죠?

◆ 김경림> 약물치료를 기본적으로 해야 된다고 했죠.

◇ 정관용> 그런데 거부하셨던 거예요?

◆ 김경림> 네... 막 거부를 해야겠다 이렇게 한 것은 아니고요. 부작용에 관한 얘기를 들으니까 어, 이건 먹일 수가 없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다른 방법이 없는지 계속 의사선생님한테 여쭤봤어요. 그래서 병원도 딴 병원에도 가보고. 그런데 다 약물치료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하셨어요. 물론 행동치료나 심리치료를 병행하면 좋지만 그건 약물치료가 기본으로 되어 있을 때 효과가 있는 것이지 약물치료하지 않고서는 별 효과가 없을 거라고 얘기하셨어요.

◇ 정관용> 모든 의사가.

◆ 김경림> 네, 많은 의사를 만나본 건 아니지만.

◇ 정관용> 어쨌든 만나신 의사들은.

◆ 김경림> 네.

◇ 정관용> 그런데 그걸 거부하고 약물치료는 안 하신 거예요.

◆ 김경림> 한 알도 안 먹였죠.

◇ 정관용> 그리고 공부를 하신 거예요.

◆ 김경림> 제가 공부를 했습니다. (웃음)

◇ 정관용> 그리고 치료를 하신 거예요. 지금 아이는 괜찮습니까?

◆ 김경림> 치료가 됐다기보다는 저는 애초부터 아무 문제가 없었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애초부터 문제가 없는 건데 그렇게 진단했던 거다?

◆ 김경림> 그렇죠.

◇ 정관용> 지금 몇 학년입니까?

◆ 김경림> 중학교 2학년입니다.

◇ 정관용> 벌써 그러면 7년 전 일이네요.

◆ 김경림> 네.

◇ 정관용> 그런데 지금은 아무 문제없어요?

◆ 김경림> 네. 선생님들은 아마 깜짝 놀라실 걸요. 이런 얘기하면 깜짝 놀라실 뿐만 아니라 지금 학교에서 선생님들한테 굉장히 칭찬받고 잘 학교 다니는 아이입니다.

◇ 정관용> 이거 점점 재미있어지네요.

◆ 김경림> (웃음)

◇ 정관용> 애초에 아무 문제가 없는데 이걸 질병이라고 했다. 이거부터 시작이네요. 그다음에는 왜 약물치료를 해야만 하느냐 이렇게 나가는 거고. 자, 그러면 이게 뭐예요? 애초에 아무것도 없는데 왜 그렇게들 진단을 하죠?

◆ 김경림> 저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 막 장애라고 생각이 드니까 엄청나게 충격을 많이 받았죠. 그런데 나중에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우리가 뭐 소화장애가 있다, 위장장애가 있다 이렇게 얘기할 때 장애 정도로 의사들은 명명하는 것 같더라고요. 일단 그래도 주의력 결핍이다, 행동이 과잉이다 이렇게 되니까 부모 입장에서는 뭔가 아이가 신체에 어떤 화학적인 문제가 있어서 이런 행동을 한다고 이제 의사들이 얘기하니까 굉장히 걱정이 많이 됐죠. 그런데 알아보니까 주의력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고 목적에 의한 그러니까 지시에 의한 주의 전환의 어려움.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지시에 의한 주위 전환의 어려움.

◆ 김경림> 그러니까 지금 요구되고 있는 것에 따라서 주위를 전환해야 되는 게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죠.

◇ 정관용> 쉽게 말하면 자, 이제 다들 조용, 칠판 보고. 이럴 때 그걸 행동하기가 어렵다?

◆ 김경림> 예를 들면 지금 국어이야기 속에 푹 빠져 있던 아이를 갑자기 수학시간으로 바꿔서 지금은 다시 수학에 집중해야 된다라고 했을 때 자기한테 상황이 요구되는. 주위 전환이 빨리 되어야 되는데 그 전환이 어려울 수 있다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엄마들이 보기에는 얘기가 집중력이 너무 높은데 왜 주의력 결핍이라고 얘기하느냐 이렇게 얘기할 때 의사들은 그렇게 설명을 하죠. 주의 전환의 어려움이다. 요구되는 대로 빨리빨리 주의집중을 하지 못하는 것이 주의력 결핍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해서 저는 이해가 됐고요. 과잉행동이라고 하는 것도 행동이 그냥 무조건 많아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 적절한 행동을 자제하거나 또는 어떤 행동을 맞는 행동을 해야 하거나 할 때 그걸 원활히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상황에 맞는 행동이 아니라 조금 튀는 행동을 한다? 이것도 예를 들어 주시면.

◆ 김경림> 예를 들면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얘기할 때는 선생님을 쳐다보고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데.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거나 또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데 불쑥 남이 말할 때 끼어들어서 말을 한다거나. 이렇게 상황에 잘 맞지 않는 행동을 충동적으로 한다든지 아니면 계속 행동을 멈추지 않고 한다든지 이런 것이 과잉행동이라고 얘기하는데. 옛날에도 부산하거나 어떤 말썽을 저지르거나 이런 아이들은 많았는데.

◇ 정관용> 말썽꾸러기들 있죠.

◆ 김경림> 그것과 조금 다른 것은 자기가 의도해서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는 거죠. 작정하고 나는 못되게 굴어야지, 나는 말을 안 들어야지 하고 막 말썽을 일으키는 것을 과잉행동이라고 하지 않고. 본인도 어떻게 모르게 그냥 그렇게 된다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병으로 생각한 것 아닐까요?

◆ 김경림> 그렇죠. 의사들은 그게 병이기 때문에 그걸 고쳐야 된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의사들은 그러면 약물치료를 권하는 이유는 몸에 무슨, 예를 들어서 호르몬? 이런 데 문제가 있다 그렇게 진단하는 건가요?

◆ 김경림> 그것이 어떤 실험결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해요. 이것이 분명하게 어떤 물질이 잘못을 일으켜서 이런 행동을 일으킨다 이렇게 된 것은 없다고 해요. 다만 의사들이 얘기할 수 있는 것은 강제로 어떤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향정신성 약품을 투여했을 때에 행동이 변화하는 것을 보니.

◇ 정관용> 조금 나아지더라?

◆ 김경림> 네. 이것 분명히 행동이 바뀌니까. 그러니 이것은 애초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라고밖에 얘기할 수 없다는 거죠. 어떤 물질이 얘한테 부족했다, 라는 것을 증명할 수는 없지만. 거꾸로 어떤 물질을 투여하니까.

◇ 정관용> 좀 나아지더라?

◆ 김경림> 이게 낫다. 그러면 이게 문제가 있다고 거꾸로 얘기할 수 있다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우리 김경림 씨가 연구를 해 보고 살펴보니까 이 주의 전환의 어려움이라든지 그다음에 상황에 적절한 행동을 하지 못하는 어려움. 그런데 그것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되는 것.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셨어요?

◆ 김경림> 저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 질문을 받으니까 지금 책에 쓰지 않은 내용을 말씀드리게 되네요. 저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하나는 모두가 그렇게 상황의 요구에 맞게 주의 전환을 딱 원활히 해야만 되는가.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 않는가.

◇ 정관용> 특성이 있을 수 있다.

◆ 김경림> 어느 정도의 차이는 다 인정이 되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까지는 너무 사회에서 받아들여지기가 어렵다라고 하는 정도까지의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은. 약물로 치료를 해야 될 부분이 아니라 그 아이가 어떤 자기의 방어기제로써 그렇게 행동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 정관용> 방어기제?

◆ 김경림> 자기가 뭔가 이 상황으로부터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인 방어기제가 작동했을 수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이 상황이 나를 거부한다면 내가 이 상황에, 지금 내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자기 스스로 증명해 내야 되는 것이죠. 그런 식의 어떤 보호기제로써의...

◇ 정관용> 아직도 어려운데요? 초등학교 1학년 정도의 학생으로 상정을 해서 어떤 방어기제라고 하는 겁니까?

◆ 김경림> 예를 들면.

◇ 정관용> 수업시간에 가만히 선생님을 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서서 막 돌아다닌다, 아이가. 그럼 어떤 방어기제인 거죠?

◆ 김경림> 과잉행동은 어떻게 해서 일어나느냐면 자기 존재가 무시되거나 자기 가치가 과소평가되거나 억울한 어떤 대접을 받았을 때 자기 존재를 드러내기 위한. 그게 정상적... 정상적이라기보다는 바람직한 반응행동은 아니죠. 그렇지만 그것이 거꾸로, 무의식 속에서는 거꾸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거죠. 그렇게 하면 분명히 더 불이익이 주어질 테지만 이 아이의 무의식은. 방어기제라는 게 그렇지 않습니까? 내가 작정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 정관용> 행동하게 되는 거죠.

◆ 김경림> 그렇죠. 결과가 좋지는 않을지라도 무의식은 일단 그렇게 하고 보는 거죠. 그런 식의 그러니까 마음이 많이 닫힌 상태에서 그런 과잉행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죠. 주의력결핍도 마찬가지예요. 막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뭔가 못 들은 것처럼 행동하고 하는 것도 그 아이가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가 또 분명히 여기에 참가하고 대답을 했을 때 선생님이 자기를 또 과소평가하고 어떤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안 들린 것처럼. 그렇게 무의식의 방어기제를 사용했을 수 있다는 것이죠.

◇ 정관용> 그것도 아직은 추정이네요.

◆ 김경림> 그건 제 얘기는 아니고 이렇게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 정관용> 아, 그래요. 그나저나 그러면 약물치료를 할 때 그 약물은 아까 향정신성 의약품이라고 그랬는데. 보통 어떤 성분들이에요 이게?

◆ 김경림> 암페타민이라든가 메틸... (웃음)

◇ 정관용> 제가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몰라요. 일종의 마약성분 같은 겁니까?

◆ 김경림> 네. 미국 마약수사국에서는 마약을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고 해요. 그중의 두 번째 등급입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높은 등급의. 코카인하고 같은 등급으로 분류하는 마약이에요.

◇ 정관용> 그래요?

◆ 김경림> 아편, 코카인, 모르핀 이렇게가 다 같은 등급입니다. 이 ADHD의 약물치료에 쓰는 약이.

◇ 정관용> 그래요?

◆ 김경림> 네. 그래서...

◇ 정관용> 아이들한테 마약을 주는 거군요.

◆ 김경림> 그래서 미국에서는 이 약을 아이들이 가지고 있다가 모아서 팔면 마약거래로 걸립니다.

◇ 정관용> 아~

◆ 김경림> 이걸 실제로 사다가, 얘네들한테 사다가 복용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 정관용> 그래요?

◆ 김경림> 똑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 정관용> 정말요?

◆ 김경림> 오히려 경구투여로 했을 때는 코카인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고 해요.

◇ 정관용> 네...

◆ 김경림> 의사들이 안전하다고 얘기하는 건 용량을 맞춰서 먹으면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거죠.

◇ 정관용> 조금씩.

◆ 김경림> 그렇지만 저는 주장하고 싶은 게 만약에 담배가 어떤 효과가 있다고 한다면 아이들한테 하루에 한 개비씩 담배 피우게 할 거냐. 이 정도로는 중독이 되지 않는다라고 하는 연구결과가 있다면 그렇게 할 거냐는 거죠. 그리고 이게 장기적으로 중독의 위험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10년, 20년 이걸 한 것 가지고 아이들한테 먹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래서 이건 애당초 질병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리고 약물치료는 필요 없다?

◆ 김경림> 저는 약물치료를 처음에는 부작용 때문에 거부했지만 나중에는 생각하니까.

◇ 정관용> 마약이니까.

◆ 김경림> 마약이라는 것도 모르고. 마약이라는 건 나중에 공부를 해서 알게 된 거고요. 그 전에 일단 거부감이 들었던 것은 이게 원인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대증요법이죠. 증상만 약화시켜 주는 것.

◆ 김경림> 그렇죠. 우리가 머리 아프면 진통제 먹는 것. 또 잠 안 오면 수면제 먹는 것과 똑같은데 우리가 두통이 심하다고 해서 365일 진통제를 먹지는 않잖습니까? 어른도. 그런데 하물며 내 자식이 365일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365일 진통제를 먹이는 부모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 정관용> 맞아요.

◆ 김경림> 그런데 그런 약을 2년, 3년 계속 매일 먹이라고 하니까 저는 원인이 치료되지 않는데 이런 일은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한 거죠.

◇ 정관용> 그래서 자제분한테는 어떻게 했습니까? 원인치료를 하셨을 것 아니에요. 어떻게 하셨어요?

◆ 김경림> 처음에는 고쳐보려고 노력을 했어요. 일부러 그런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왜 이게 안 들려? 왜 이게 지시대로 되지 않아? 그러니까 저도 이제 세게 아이를 통제하려고, 내가 관대하게 해서 이렇게 문제가 생겼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세게 제가 집에서 해 보니까 알게 됐어요. 얘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걸. 선생님들이 왜 그러시는지를 알겠어요. 어떻게 벌을 줘도 되지 않는 거예요.

◇ 정관용> 안 된다.

◆ 김경림> 그래서 저는 생각했죠. 이거 강제나 강한 통제, 벌 이런 걸로 안 된다고 하면 방법은 이쪽이 아닌 반대쪽밖에 없다.

◇ 정관용> 반대로.

◆ 김경림> 보호하는 것밖에 없다. 얘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아, 그렇다면 너는 이런 특성을 가졌나보구나. 그러면 지금의 학교시스템이 너의 특성에 맞게 뭔가를 제공해 줄 수 없다고 한다면 최소한 너를 더 힘들게 만드는 것으로부터 내가 보호해 주어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을 했어요. 왜냐 하면 개인의 특성도 있고 학교가 조금만 배려한다면 맞춰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또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건.

◇ 정관용> 그래서 학교를 안 보냈습니까?

◆ 김경림> 아닙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했던 것은 저는 어쩌면 과잉행동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건지도 몰라요.

◇ 정관용> 아이가?

◆ 김경림> 네. 저희 아이는...

◇ 정관용> 그럼 주의력 결핍만 있었군요.

◆ 김경림> 그렇죠. ADHD라고 불리는 조용한 ADHD에 속했기 때문에 어쩌면 쉽게 이렇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 이제 문제가 되는 건 학습, 공부를 못한다는 것밖에 없거든요. 학교공부를 따라가지 않는 것. 그건 엄마가 그냥 마음을 비우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할 수 있었고요. 아이를 보호하는 입장에 서서 너랑 나랑 협력의 관계다 이제부터. 내가 너를 도와주겠다 이렇게 됐을 때 아이는 굉장히 많이 바뀌더라고요.

◇ 정관용> 어떻게 바뀌던가요?

◆ 김경림> 그러니까 엄마와는 아무 문제가 없는 거죠. 집에서 내가 뭘 시키면 다 해요.

◇ 정관용> 다 해요?

◆ 김경림> 네. (웃음) 아무 문제없는 것 같아요. 학교 가면 못해요. 저하고는 뭐든지 다할 수 있어요.

◇ 정관용> 학교라고 하는 그 체제와 안 맞는 거군요.

◆ 김경림>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집에서 엄마와는 모든 게 되고. 학교에다가 선생님한테는 얘 뭐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이렇게 부탁했나요?

◆ 김경림> 얘도 자기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겁니다 선생님 이렇게 말씀드렸죠, 학교 가서. 그리고 항상 아이 앞에서 아이 편을 들어줬어요. 그러니까 자존감이 높아진 거죠, 아이가. 방어기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게.

◇ 정관용> 그렇군요. 그래서 학교에서도 점점 변하던가요?

◆ 김경림> 아니요. 결국은 학교를 못 다니게 됐는데 못 다닌 건 ADHD 때문이 아니라 왕따 때문이었어요.

◇ 정관용> 딴 아이들이.

◆ 김경림> 왜냐하면 선생님이 계속 얘는 뭘 빼놓고 뭘 하게 되고 얘는 돌려놓고 뭘 하게 되니까 1, 2학년 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이들이 얘를 왕따 시키기에 너무 좋은 타깃이 되잖아요.

◇ 정관용> 당연하죠.

◆ 김경림> 그래서 결국은 아이들의 그냥 장난이죠, 뭐. 어른들이 보기에는 괴롭힘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는데 아이 입장에서는 괴롭힘일 수 있죠. 그냥 장난 툭툭치는 것이고 억울하게 만드는 건데 아이는 마음을 많이 상했죠.

◇ 정관용> 그렇겠죠.

◆ 김경림> 그래서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학교를 다니는 것이 유익이 더 클 것인가. 아니면 학교를 그만두고 아이가 상처를 더 받지 않게 하는 게 유익이 클 것인가. 그래서 그냥 학교를 그만두기로 했죠.

◇ 정관용> 1학년 때 그런 이야기를 들었고. 몇 학년 때 그만두었습니까?

◆ 김경림> 3학년까지 다니고 그만뒀습니다.

◇ 정관용> 3학년 끝내고 그만두고.

◆ 김경림> 네.

◇ 정관용> 그리고 지금은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칭찬 받는다고 그랬잖아요.

◆ 김경림> (웃음) 그래서 4학년 때.

◇ 정관용> 그건 또 어떻게 된 겁니까?

◆ 김경림> 4학년 때 그래서 대안학교로 갔어요. 대안학교를 아이보고 선택하라고 했죠. 여러 군데를 데리고 다니면서 네 마음에 드는 학교를 골라라 그래서 자기가 원하는 학교를 갔는데. 대안학교 선생님들한테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선생님들도 얘를 문제 있다고 생각하는 선생님이 아무도 없었어요, 첫날부터. 그래서 그냥 아무 문제없이 너무 행복하게 한 1년 반 다녔습니다, 대안학교를. 대안학교 선생님들은 지금도 모르시죠. 그런 문제가 있었다는 걸. 행복하게 아무 문제없이 잘 다니고.

◇ 정관용> 그래도 4학년에 대안학교 갔을 때도 선생님의 지시에 잘 따르지 않았을 것 아니에요?

◆ 김경림> 아닙니다, 잘 했습니다.

◇ 정관용> 왜 그럴까요?

◆ 김경림> 그러니까 왜 그럴까요. (웃음)

◇ 정관용> 뭔가 지시하는 방식의 차이인가요?

◆ 김경림> 그렇죠. 아이의 의견을 물어봐주고 귀 기울여 들어주고 인정해 주는 거죠.

◇ 정관용> 네... 그래서요? 그다음에.

◆ 김경림> 그래서 1년 반 정도 막 너무 행복하고 즐겁게 학교를 다니고 나서 아이가, 나는 뭔가 목표를 향해서 이렇게 뭔가를 해 보고 싶은 의욕에 불탄 거예요. 그래서 자기가 뭔가를 하려면 초등학교 졸업하고 그냥 일반 중학교 가고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자기 스스로 했어요. 그래서 저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얘기를 했어요, 계속. 왜냐하면 또 힘들어질까봐. 그랬는데 자기가 해 보겠다고. 그래서 6학년 때는 자기가 스스로.

◇ 정관용> 전학을 갔고.

◆ 김경림> 일반학교로 돌아왔는데 첫날부터 너무 잘.

◇ 정관용> 문제가 없었고.

◆ 김경림> 적응했어요. 선생님도 당연히 모르시죠.

◇ 정관용> 본인이 뭔가 극복한 거군요, 성숙하면서.

◆ 김경림> 자기한테 문제가 있지 않다는 걸 알고 나서는 아이가 너무 다 상황에 맞게 잘 해 주는 거예요.

◇ 정관용> 사회적으로 이런 진단, 뭐 우리 김경림 씨는 이건 진단도 아니다라고 말씀하시지만. 이런 진단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면서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 김경림> 네, 미국에서 제일 먼저 많이 시작됐고 그다음에 우리나라가 많이 있죠.

◇ 정관용> 그렇게 많아지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 김경림> 저는 이제... 아, 이게 말씀이 길어질 수도 있겠는데.

◇ 정관용> 짧게 하셔야 됩니다. 시간이 별로 없어요.

◆ 김경림> (웃음) 미국에서도 ADHD가 막 확산된 게 1990년대 이후거든요. 조용한 ADHD까이 포함시켜서 ADHD 진단이 막 폭발적으로 늘어난 게 1994년 이후에, 2000년대 들어서 막 이렇게 된 것입니다. 그게 미국 사회에 일자리가 없어지기 시작할 때였어요. 우리나라도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막 이렇게 특목고 가고, 일제고사 보고, 애들 선행학습 하고 이렇게 된 게 옛날부터 이랬던 건 아니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김경림> 90년대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 이것과 맥을 항상 같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학교 현장의 스트레스 정도가 높아져 가는 것.

◆ 김경림> 그렇죠. 부모들이 아이들한테 기대하는 것.

◇ 정관용> 부모 스트레스.

◆ 김경림> 예전에는 공부 좀 못한다고 큰일 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요즘 엄마들은 큰일 난다고 생각하죠.

◇ 정관용> 부모, 사회, 학교가 아이들에게 주는 강박, 스트레스가 사회적으로 늘어나니까 아이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들이 늘어나더라 이런 진단이시군요.

◆ 김경림> 압박이 커지니까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김경림> 네.

◇ 정관용> 또 그러면서 압박현상을 현상으로써만 보고 누르려고 하니까 그냥 약물투여로 가버리는 거고.

◆ 김경림> 그렇죠.

◇ 정관용> 그럼 지금 이 방송 들으시면서 아, 우리 아이도 조금 그런 부분이 보인다라고 누가 얘기하던데 내지는 병원에서 그런 진단 받고 약 먹고 있는데 하시는 분들. 뭔가 좀 다른 노력을 해 봐야 되겠군요.

◆ 김경림> 저는 부모들이 불안해서 더 병원으로 데려가서 이렇게 하는 측면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을 해요.

◇ 정관용> 그럼요.

◆ 김경림> 왜냐하면 선생님 입장에서는 굳이 얘가 ADHD다 이렇게 확신을 가지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어머니, 얘가 좀 ADHD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병원에 한번 데려가 보세요.

◇ 정관용> 그러면 겁나서 더 가죠, 병원에.

◆ 김경림> 그렇죠. 그러면 의사가 아, ADHD인 것 같습니다. 약물치료를 해야 합니다, 라고 하면 사실 선택은 부모한테 있는 거거든요. 왜냐 하면 그 아이가 학교생활 아예 못할 지경의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제 저희 아이처럼 그럭저럭 학교생활을 해나갈 수 있었던 부분인데도 엄마가 더 걱정스러워서 약물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물론 정도의 차이는 다 있을 거예요. 아동 한명 한명에 따라서.

◆ 김경림> 그렇죠.

◇ 정관용> 정말 다 ADHD라고 진단받은 사람 중에 어떤 의미에서는 더 중증이라서 반드시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 김경림> 과잉행동이 심한 경우는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겠죠. 그러나 모든 것을 그냥 그런 판단, 그런 약물처방에만 따라갈 필요는 없다, 따라가서는 안 된다. 아이에게 가해지고 있는 사회적 환경과 압박과 스트레스가 어떤 것인지, 거기에 아이가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개별적으로 좀 들여다 보자. 이런 문제제기를 하신 겁니다.

◆ 김경림> 네. (웃음)

◇ 정관용> 만약 의학계에서라면 또 다른 뜨거운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오늘 일단 우리 청취자분들한테 여러분도 한번 다시 생각하고 고민해 봅시다, 같이 이런 고민을 나누어 봅시다라는 문제제기의 말씀으로 듣겠습니다.

◆ 김경림> 네.

◇ 정관용> 나와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고맙습니다.

◆ 김경림> 감사합니다.

◇ 정관용> ADHD는 없다의 저자, 김경림 씨 함께 만났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고요. 저는 월요일에 다시 인사드릴게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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