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민주당은 기존 의석(230석)의 4분 1에도 못 미치는 궤멸적 참패를 당했다.
우익 정치인인 아베 신조(安倍晋三)가 이끄는 자민당은 16일 치러진 총선(중의원 선거)에서 전체 의석 480석 가운데 과반(241석)을 훌쩍 넘어 294석을 확보했다.
기존 의석(118석)을 크게 초과하는 것으로 연립 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 2가 넘는 325석에 달한다.
320석이 넘으면 참의원(상원)에서 법안이 부결되더라도 중의원에서 재의결해 성립시킬 수 있다. 개헌안 발의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자민당은 선거 공약으로 제시한 국가안전기본법 제정을 통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등의 영해 경비 강화를 위한 ''영해경비법'' 추진 등이 가능해졌다.
극우 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가 이끄는 일본유신회와 힘을 모을 경우 헌법 개정안을 중의원에서 처리해 참의원으로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자민당이 일본유신회와 손을 잡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평화헌법(헌법 제9조) 개정을 추지할 경우 이에 반대하는 공명당과 갈등이 예상된다.
일본유신회는 54석을 얻어 민주당에 이어 제3당의 지위를 차지하면서 정국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보수 성향의 다함께당도 기존 의석(8석)의 배가 넘는 18석을 확보했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민주당 대표 그룹이 주축인 미래당은 총선 직전 급조돼 탈(脫)원전 정당으로 총선에 나섰으나 기존 의석(62석)을 대부분 잃고 9석을 얻는데 그쳤다.
공산당도 8석을 확보해 기존 의석(9석)에 미달했으며, 진보 정당인 사민당은 기존 의석(5석)에서 3석이 빠진 2석 확보에 그쳐 존재감을 상실했다.
이번 선거에서 역사적인 참패를 당한 민주당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당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대표 경선을 통해 새 지도부 구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의 아베 총재는 오는 26일 국회에서 지명 절차를 거쳐 제96대 총리에 취임한다.
아베 총재는 총리 취임과 함께 조각을 실시, 새 정권을 출범할 방침이다.
아베 총재는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에 대비하기 위해 당의 2인자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간사장을 유임시키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유세에 참여하는 등 아베 총재를 측면에서 지원한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는 부총리 또는 재무상으로 거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