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사는 28일 크로스-라이센스, 즉 각자가 보유한 특허를 서로 공유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앞으로 개발되는 제품들에 광범위하게 적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특허침해에 대한 부담없이 안드로이드폰과 윈도폰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삼성과 마이크로소프트는 크로스-라이센스 합의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문제가 됐던 특허는 안드로이드에 사용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메일 전송 관련 통신기술이다.
합의 내용의 핵심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삼성전자로부터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대해 로열티를 받기로 한 것이다.
로열티는 스마트폰 1대를 판매할 때마다 4~5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삼성전자가 올해 6천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할 예정이어서 연간 2억4천만~3억달러의 특허료를 MS에 지불할 것으로 보인다.
MS는 지난 7월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로열티를 요구한 뒤 협상이 진행돼 왔다.
이에 따라 양사의 이번 합의는 특허분쟁이 일단락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특히 삼성 입장에서는 구글에 이어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잇따라 우군으로 끌어들임으로써 현재 전방위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을 상대로 한 연합전선을 구축했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현재 모바일 운영체제가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안드로이드 진영과 애플(iOS),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윈도)로 3분화돼 있는 상황에서 삼성과 MS의 특허공유계약은 결과적으로 애플을 겨냥한 양사의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삼성전자와 MS는 또 윈도폰 개발과 마케팅에도 서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 모바일 OS 윈도폰 7.5를 탑재한 일명 ''망고폰''을 개발해 미국에서 공개했고, 다음달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 동남아 등지에서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최대의 이동통신업체인 버라이존에 이어 4위 업체인 T모바일도 애플과 삼성전자간 특허소송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플로리언 뮬러는 자신이 운영하는 특허전문 블로그 ''포스 페이턴트''를 통해 "버라이존에 이어 T모바일도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지방법원에 애플의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미국내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 사건과 관련해 삼성전자를 지지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뮬러는 "법원이 버라이존과 T모바일의 의견서 채택 여부를 오는 10월13일로 예정된 가처분 사건 심리에 앞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호주 법원은 삼성전자 갤럭시탭의 현지 판매를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이 30일부터 갤럭시탭의 호주 시판에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통상 수개월이 걸리는 본안 판결에 앞서 갤럭시탭의 호주 판매를 일시적으로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호주 법원의 애너벨 베넷 판사는 이번주 가처분 신청 수용 여부를 판단할 동안 단지 며칠이라도 판매를 중단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호주 법원이 애플의 신청을 기각하게 되면 태블릿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독점적 지위는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고 WSJ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