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수출 환경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산업 분야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주요국들이 각종 산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수출 구조가 비슷한 주요국과 수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첨단 산업에서 우리 기업들이 기술적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반도체, 中외 모든 주요 수출국과 경쟁 심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16일 '10대 수출 품목의 글로벌 경쟁 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2019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주요국의 대(對)한국 수출경합도 지수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수출경합도란 양국의 수출 구조가 유사할수록 경쟁이 심하다는 전제하에 경쟁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 수출의 17.7%를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와 13.5%를 차지하는 자동차.부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은 주요국과 수출경합도가 상승하고 있다.
반도체 10대 수출국 중 한국은 중국을 뺀 8개국과 수출경합도가 상승했다.
대만은 한국 반도체 수출경합도(32.5)는 낮은 편이지만, 지수가 4년 전보다 7.6포인트 상승하며 주요 반도체 수출국 중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대만은 설계·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세계 3위의 반도체 수출국인데, 한국은 시스템 반도체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최근 경쟁이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 △홍콩(4.1) △싱가포르(4.1) △미국(2.7) △말레이시아(6.0) △일본(1.9) △독일(4.6) △네덜란드(4.3) 등 주요국과 수출경합도 역시 상승했다.
올해 3분기 기준 한국과 수출경합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중국(72.2)으로 양국은 메모리 반도체를 두고 경쟁하고 있고, 가장 높은 수출 경합 관계를 보지만, 2019년(75.3) 대비 경합 수준은 3.1포인트 하락했다.
자동차·부품, 7개국과 수출심화…中, 빠른 속도로 추격
자동차·부품 부문에서 수출 경쟁도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추격이 매섭다.
한국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국가는 △일본(72.5) △독일(66.7) △미국(60.3)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52.1)과의 경합도는 아직 낮은 편이지만 중국은 주요국 중 가장 빠른 속도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대비 한국과 중국의 수출경합도는 17.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중국은 자동차 부품 산업에서 지난 2017년 한국의 수출액을 추월하고 2022년부터는 세계 2위 수출국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수출 구조를 보면 일본은 소형 내연기관 승용차 외 하이브리드 차량을 중점 수출하고 중국은 전기 승용차의 수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트라는 " 반도체, 자동차.부품 등 고부가가치 첨단산업 부문의 경쟁 심화 양상은 한국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며 "수출 5대 강국 진입을 위해 한국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기술적 차별성 확보를 통해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와 자동차,부품은 주요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 및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전략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어 2025년에도 주요국의 수출 경쟁이 집중될 전망 "이라며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 미국 신정부의 통상 정책 변화에 예상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우리 기업은 대미(對美) 수출 경쟁력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 수출처 다변화, 제3국 생산기지 이전, 리쇼어링 등 글로벌 시장 상황에 대응한 기민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