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과학고등학교의 추가 설립과 관련해 예비지정 결과가 나오면서 그간 경쟁해온 지자체들 간 희비가 엇갈렸다.
11일 경기도교육청은 수원 광교청사에서 부천, 성남, 시흥, 이천 등 4곳을 설립 지역으로 선정한 예비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예비지정 이후 2단계인 특수목적고 지정·운영위원회 심의와 3단계 교육부 장관 동의 요청 등의 절차가 남아있어서, 4곳에 과학고를 설립하는 게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선정된 지자체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부천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걸리는 과학고 신설이 아니라 기존 부천고의 과학고 전환을 내건 전략과 지역사회 역량 결집이 주효했다며 결과를 반겼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과학고 설립을 위해 남은 공모 과정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부천시가 경기형 과학고 최적지임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분당중앙고의 과학고 전환과 함께 내세운 분당, 판교 지역 IT 관련 기관과 연계한 특화 교육과정을 거듭 강조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성남시가 경기형 과학고 설립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판교 테크노밸리를 비롯한 지역 첨단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과학기술 중심 도시로서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과학고 신설이 추진되는 시흥의 임병택 시장은 "창의 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경기형 과학고 예비지정에 선정돼 매우 기쁘다"고 했고 시흥갑이 지역구인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정부와 지자체 간 소통과 협력을 통해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힘을 보탰다.
김경희 이천시장도 "공모 신청서 제출 이후 지금까지도 시 곳곳에서 과학고 유치를 희망하는 퍼포먼스가 이어질 정도로 이천은 과학고 유치에 진심"이라며 반겼고, 이천이 지역구인 송석준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최종 지정까지 차질 없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거들었다.
반면 예비지정 공모에서 탈락한 다른 지역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화성시는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냈고 광명시도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 지역은 각각 과학기술과 관련한 교육환경 발전, 과학고와 별개로 과학 인재 양성 등의 계획을 내비쳤다.
평택시와 구리시는 향후 과학고 신설 계획이 다시 나올 경우 재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기북부 지역에서 이번 공모에 나선 고양시 측은 "북부지역을 배려해 1곳 정도 선정하면 고양이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고 아쉬워했다.
용인시 측은 선정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 분석을 시작하면서, 앞으로도 첨단기술 인력 양성을 위해 더욱 힘쓸 방침이다.
과학고 추가 설립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를 비롯한 경기지역 일부 교육·시민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과학고 추가 설립 계획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까지 경쟁으로 치닫게 하는 데 대해 참담하다"며 "경쟁교육을 심화시키고 교육을 퇴행으로 몰아붙이는 임태희 교육감을 규탄한다"고 했다.
앞서 이번 예비지정 심사 공모에는 선정 지역 4곳을 비롯해 고양, 광명, 구리, 김포, 용인, 평택, 화성, 안산 등 12곳이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