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지역 지식인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갑작스러운 계엄령 발표로 국민들을 혼란에 빠트렸다며 강력 규탄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심야 계엄령 발동은 절차적 정당성은 물론이고 헌법에 규정된 계엄령 발동 요건에도 해당되지 않는 행위로 내란의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안승택 경북대 교수(민교협의장)는 4일 CBS노컷뉴스와 가진 통화에서 "(계엄령 선포는)말이 안되고 정신 나간 짓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당장 체포해야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오전 10시 경북대 교수노조 주관으로 교수와 교직원, 일부 학생들이 참여하는 긴급회의를 열어 함께 대응책 마련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尹 당장 체포해야 된다 생각" "계엄대상 아니다"
안 교수는 "(야당이)헌법과 법률에 없는 일을 한게 아니고 정치적으로 찬성과 반대는 할 수 있지만 이걸 사유로 심지어 내란으로 규정하는 것 같은데, 계엄을 선포할 대상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경북대 교수 학생 교직원들은 이날 오천 10시 4합동강의동에서 가진 긴급회의 결과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형식의 경북대 전체 모임을 결성하고 오후 3시30분 북문앞에서 출정식을 갖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어 이날 오후에는 대구시내의 시국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한 이형철 교수(자연대)는 "탄핵이나 형사상 책임을 묻는 일은 국가기관에서 할 것이고 민주주의의 붕괴를 바라본 우리 지식인들이 나서서 우리가 할일을 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지키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하는 동안 재발 가능성이 열려 있으니까 오늘 즉각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논의 결과를 전했다.
경북대 비상시국회의 출범식
윤모 교수(자연대)는 "계엄령 선포가 당연히 국회에서 통과가 안될 건 알았을 것이고, 뭔가 후속조치를 위한 쇼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전두환 정권때 계엄령이 발동된 후 처음인 것 같은데 삼청교육대를 보내고 그럴 것도 아니고 왜 했는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채장수 교수(사회대)는 "계엄령 선포 때 국무회의 의결도 안거치고 해제 역시 과반수가 (정족수)안됐는데 추진하는 등 계엄령 선포와 해제 더 나아가 국정운영에 있어서 합리성이나 논리성이 없는 비정상적인 루트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으면 설명이 안된다"고 절차 문제를 거론했다.
이어 "헌법 77조의 계엄령 발동의 절차규정도 어겼다"고 주장했다. "계엄령 충족요건인 국내 공공질서가 심대하게 훼손되거나 전쟁이 발생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계엄령이 발동됐다. 이건 대통령이 사사롭게 군을 동원한 것으로 내란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동대 대구대 등 교수들 "계엄 절차적 정당성 결여"
안동대 이 모 교수도 "국무회의를 거치지 않은 채 계엄령이 선포돼 절차적 타당성이 결여됐지만 다행히 국회에서 계엄령 해제를 의결하자 이를 받아들인 건 그나마 다행이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전시나 사변도 아닌데 계엄령을 발령한 것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원효식 대구대 교수는(민교협소속) "어이가 없다. 어떻게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의원들 체포하고 의장과 야당 대표를 구금하려고 하는지 말이 안된다. 국회에 군인이 투입되고 이게 말이 되는 얘기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현 상황에서 무슨 계엄인가 자유민주주의한다고 떠들면서 하는 짓을 보면 이건 독재의 대표적 태도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일갈했다. 특히 "이 시나리오는 지난번 국방장관이 국회에서 계엄령을 선포할 수도 없다고 부인했는데, 이번에 보니까 그대로 짜놓고 충암고 수방사 특전사 등 이너서클끼리 그대로 터트린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원 교수는 "대통령이 수괴가 된 내란선동이다. 상상이 안되는 일이다. 정권 잡은 사람 하나 때문에 전 국민이 긴장하고 경제도 안좋은데 하나에서 열까지 다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익명 온라인커뮤니티 '비상식적 충격적' 와글와글
경북대 학생모임 '오브더블랭크' 김상천 대표는 "학교내 익명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반응만 봐도 비상식적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충격적이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퇴진을 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진 게 씁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