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종합운동장 시설을 허물어 스포츠와 상업시설이 어우러진 종합스포츠타운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방향으로 제시됐다.
제주도는 29일 오전 제주웰컴센터에서 '제주 종합스포츠타운 타당성·경제성 검토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의 최종 보고회를 가졌다.
조선대학교 연구진이 수행한 이번 용역에서 모두 3개 방안이 제시됐는데, 기본적으로 종합경기장을 철거해 그 자리를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8447억 원의 사업비가 제시된 1안과 5655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 2안은 민자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제안됐고 1976억 원이 투입되는 3안은 도비를 투입해야 한다고 용역진은 설명했다.
1안은 1만 5천석 규모의 축구장, 3500석 규모의 체육관, 공인 수영장, 스쿼시, 태권도장, 에어로빅 등의 스포츠시설을 조성하고 총면적 1만 7414㎡에 면세점과 전통시장, 스포츠용품 매장, 푸드 코트 등 복합 엔터테인먼트 센터를 짓는 방안이다.
2안은 스포츠 문화센터와 스포츠 도서관, 72객실의 호텔을 비롯해 수영장과 보조경기장, 육상경기장 등을 조성하는 방안이다.
1안과 2안의 차이점은 야구장 존치 여부인데, 1안은 야구장을 존치하는 대신 부분철거와 리뉴얼 등으로 복합 엔터테이먼트 시설을 배치하는 것이고 2안은 야구장을 철거해 상업용지로 전환한 뒤 기업에 임대하는 방식이다.
3안은 종합경기장과 한라체육관 2개 시설만 재건축하는 방안으로, 최소한의 스포츠기능이 살아있는 스포츠타운 기능 유지가 목적으로 제시됐다.
용역진은 종합스포츠타운에 면세점을 조성할 경우 제주공항에서 스포츠타운까지 오가는 3km 구간의 모노레일 설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제주도의회에선 뜬금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홍인숙 의원은 지난 26일 제주도 예산심사에서 내년 예산으로 민간 유치나 재원 확보 등의 방향성에 맞는 용역이 추진돼야 하는데 뜬금없이 공항에서 종합스포츠타운까지 전용 이동 수단을 구축하는 용역비를 편성하는 게 맞느냐고 따졌다.
홍 의원은 제주도민이나 체육인들은 종합스포츠타운을 하겠다는 건지 의문을 품고 있고 행정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며 종합스포츠타운에 대한 로드맵과 청사진이 그려진 다음에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갑자기 이동수단 구축을 거론하니 해당 상임위에서도 관련 예산이 삭감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용역진은 사업성을 높이려면 대규모 민자 유치가 불가피해 면세점 입점을 계획했고 관광객을 신규 면세점으로 끌어오기 위해 공항과 스포츠타운을 오가는 모노레일 설치를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시 오라동 제주종합운동장 부지는 22만 4천㎡로 1968년 주 경기장을 시작으로 한라체육관, 애향운동장, 야구장, 실내 수영장, 정구장, 인공암벽장 등이 들어서 있지만 주요시설의 노후화로 매년 보수와 보강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