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도 '신천지'와 '하나님의교회' 등 이단사이비들의 포교 활동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활개를 치고 있다. 번화가에서 대놓고 전단지를 나눠주고 은밀하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포교활동을 벌이는 등 마수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특히 청년을 대상으로 자기계발, 취미활동을 빙자해 현혹시키고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고거래부터 동아리까지 뻗친 이단
지난 26일 제주시 도남동 제광교회에서 제주CBS 주최로 열린 '이단사이비 대책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선 탁지일 부산장신대학교 교수는 "제주 역시 이단사이비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탁 교수는 수십 년간 국내외 이단사이비를 연구한 '월간 현대종교' 편집장이기도 하다.탁 교수에 따르면 최근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7년의 중형을 받은 정명석 씨가 총재로 있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는 제주에 교회 2곳을 두고 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포교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대학교 동아리 행사를 통해 주로 외모가 출중한 여학생에게 접근하고 있다.
교주를 신격화한 하나님의교회는 제주 각지에 3곳의 교회는 물론 연수원까지 운영하고 있다. 미성년자부터 주부까지 연령을 가리지 않고 거리 포교를 벌이고 있다고 탁 교수는 설명한다.
코로나19 당시 물의를 일으켰던 신천지는 제주에 교회 1곳, 부속기관 4곳이 있다. 제주는 전국의 여러 지파 중 부산 안드레지파에 속하는데, 이 지파의 활동이 전국에서도 두드러진다. 자기계발과 퍼스널컬러 무료 상담, SNS 단체방 축구‧등산모임 등으로 사람을 꼬드기고 있다는 것.
최근에는 온라인 중고거래 앱에서 '무료 나눔'을 통해 만난 사람과 친밀한 유대관계를 쌓은 뒤 교육기관이나 카페에 데리고 가 성경공부를 빙자해 신천지 교리를 세뇌시키고 있다.
탁지일 교수는 "요즘에는 워낙 미디어기술이 발달돼 휴대전화로 이단을 만날 수 있는 시대다. 이단에서 제작한 고품질의 포교영상이 SNS에 도배되고 있다. 관련 링크(주소)도 순식간에 전파할 수 있어 확산이 급속도로 이뤄진다. 신앙공동체가 안전한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앙적 상식과 촉에 귀를 기울여야"
이처럼 이단사이비가 교회 공동체와 도민 삶 속으로 파고드는 가운데 이를 간파하기가 쉽지 않다. 정상적인 모임과 활동인 것처럼 '가면'을 쓰고 위장하고 있어서다. 이단에 오랫동안 속해 있다 빠졌나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상하다 싶을 때 이단을 의심하고 봐야 한다"고 얘기한다.하나님의교회에 다녔다가 탈퇴한 A씨는 "교리에 세뇌당하면 새 자아가 만들어진다. 부모는 가짜이고 교주가 진짜 부모, 이단 신도를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세뇌 당하는지도 모르는 거다. 이를 예방하고 막아야 한다. 성경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년 넘도록 신천지에 있다가 빠져나온 B씨는 "교인들조차 관련 정보가 없다 보니 신천지에 대해서 잘 모른다. 교회에서 자체적으로 이단 교육을 해주면 좋을 거 같다"고 제안했다.
탁지일 교수는 "이단은 사람을 신격화한다. 성경을 마음대로 해석한다. 기본적으로 신앙적 상식과 촉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궁금한 게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교회 목사에게 물어봐야 한다. 영적 위기에 당황하지 않고 공신력 있는 정보를 보고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단에 탈퇴한 사람을 교회가 보듬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에스라 그루터기상담협회장은 "이단 탈퇴자들이 교회를 다시 찾아가는데 거기서 적응을 못하고 다시 방황한다. 교회 안에서 차별적인 시선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교회에서 탈퇴자를 품어야 한다"고 했다.
이단사이비 관련 상담이 필요한 사람은 참빛교회이단상담소와 그루터기상담협회, 부산성시화 이단상담소로 문의하면 된다. 이단 명단은 '월간 현대종교' 누리집에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