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에너지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 연간 생산량이 1천만대를 넘어섰다. 중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신에너지차 생산량 1천만대 돌파는 처음이다.
다만, 중국 경제의 침체로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면서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로 중국산 신에너지차의 밀어내기 판매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中 신에너지차 생산산 2013년 1.8만대→2024년 1천만대 이상
15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전날 오전 기준 중국의 신에너지차 연간 생산량이 1천만대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 대로라면 올해 올해 중국의 신에너지차 생산량은 12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신에너지차 연간 생산량은 통계를 시작한 2013년에는 1만 8천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5년 뒤인 2018년 100만대, 2022년 500만대를 넘어섰고, 다시 2년 만에 전세계 최초로 1천만대를 돌파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푸빙펑 CAAM 사무총장은 전날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린 신에너지차 연간 생산량 1천만대 돌파 축하 행사에서 "중국이 자동차 대국에서 자동차 강국으로 도약하는 확고한 발걸음이자 새로운 단계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관련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하며 중국이 신에너지차 생산을 통해 '글로벌 녹색 전환'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보도에서 "분석가들은 이 이정표가 중국의 신에너지차 판매 및 생산량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반영하며, 기후 변화의 도전에 직면한 글로벌 녹색 전환에 대한 중국의 기여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신에너지차 생산량 급증은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과 탄탄한 국내 수요 덕분이다. CAAM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의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51.1%를 차지하며 역시 세계 최초로 50% 선을 돌파했다.
여기다 내연기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전기차 생산에 돌입하는 혁신기업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생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가전제품 업체로 전기차 생산에 뛰어든 샤오미는 지난 3월 자체 개발한 첫 전기차 SU7 시리즈를 출시한지 8개월여 만에 10만대 생산 기록을 달성했고 13일 밝혔다.
국내 수요 한계에 해외로 눈돌리는 中…비야디·지커 韓 곧 상륙
다만, 생산량은 급증하고 있는 반면 내수 침체가 이어지면서 중국내 신에너지차 수요 증가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중국 신에너지차 업체들은 부족한 수요를 수출로 채워야 하는 형편이다.
실제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가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중국 내수 시장은 2400만~2500만대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는 반면 수출은 2019년 100만대 수준에서 2023년 491만대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중국 전기차의 '과잉생산'을 문제삼아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저가의 중국산 전기차가 밀려들어오면 자국 전기차 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EU가 높은 무역장벽을 세우자 중국 신에너지차 업체들은 동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중동 등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최대 신에너지차 생산업체인 비야디(BYD)는 전기버스를 앞세워 일찌감치 한국 상용차 시장에 진출했는데, 지난해 기준 한국에서 신규 등록한 전기버스 가운데 중국산의 비율은 무려 54.1%를 기록했다.
특히, 비야디는 지난 13일 승용차 브랜드의 한국 출시도 공식 발표했다. 비야디 코리아는 내년 초 첫 승용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현재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 지리그룹 소유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도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 법인을 설립하는 등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커는 내년 말이나 2026년 초 첫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