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그 비중은 소폭 감소한 가운데 가장 큰 이유로는 '결혼 자금 부족'이었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결혼해야 한다고 답한 비중은 52.5%로 2년 전 조사보다 2.5%p 상승했다.
반면 '결혼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가 41.5%, '하지 말아야 한다'가 3.3%로, 국민의 절반 가까이인 44.8%가 결혼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2%p 줄어든 수치다.
여전히 국민 2명중 1명은 결혼의 절대적 필요성에 부정적이지만 긍정적인 인식이 소폭이나마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다.
성별로는 '결혼해야 한다'고 답한 남성이 58.3%로 여성 46.8%보다 11.5%p 더 많았다. 미혼남녀의 경우 남성 41.6%, 여성 26.0%가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해 그 차이가 더 컸다.
연령대별로 '결혼해야 한다'는 응답 비중은 10대(13~19세)의 경우 33.7%인 반면 20대는 39.7%, 30대는 43.9% 등 연령이 올라갈수록 높아졌다. 60세 이상은 그 비율이 72.3%에 달했다.
결혼하지 않은 이유로는 '결혼자금이 부족해서'가 31.3%로 1순위로 꼽혔다. 다음으로 '출산과 양육이 부담돼서'(15.4%), '고용상태가 불안정해서'(12.9%) 순이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결혼자금이 부족해서는' 그 비율이 2.6%p 늘어난 반면 '출산과 양육이 부담돼서'와 '고용상태가 불안정해서'는 각각 2.6%p, 1.7%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68.4%로 2년 전보다 3.1%p 상승했다. 그 비중은 남자가 여자보다 8.7%p 더 높았다.
'가정에서의 이상적인 자녀의 수'를 묻는 질문에는 평균 1.89명이라고 답했다. 2명(66.9%)이라는 응답이 1명(19.2%), 3명(10.1%)이라는 응답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소득이 높을수록 이상적인 자녀의 수는 줄어 가구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응답자는 평균 2.06명을 이상적인 자녀 수로 봤지만 600만원 이상인 경우는 평균 1.87명이라 생각했다.
가장 효과적인 저출생 대책으로는 '주거 지원'이 33.4%로 가장 높고 '청년 일자리 창출·취업지원'(20.8%),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 조성'(14.0%)이 뒤를 이었다.
동거에 대한 인식은 더 개방화돼 70% 응답률에 육박했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7.4%로 2년 전보다 2.2%p 상승했다. 2018년 56.4%에서 2020년 59.7%, 2022년 65.2%로 뚜렷한 상승 추세를 보였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37.2%로 2년 전보다 2.5%p 늘었다. 이 역시 2012년 22.4%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혼과 관련해서는 '이혼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중립적인 견해가 48.2%로 가장 높았다. 다만 '이유가 있으면 이혼을 하는 것이 좋다'는 답변은 20.5%로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2년 전보다 1.8%p 오른 수치다.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비중은 28.9%로 2년 전보다 4.4%p 하락했다. 반면 '안전하지 않다'는 답변은 21.7%에서 25.6%로 3.9%p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5월 15일부터 30일까지 전국 약 1만9천개 표본 가구에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 가구원 3만6천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